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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생명이야기] 24. 생명을 위한 사랑에 찬 보살핌

지영현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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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 18,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사랑에 찬 보살핌은 생명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고통 중에서도 아들 예수를 잉태하고 낳았으며 그 어린 생명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습니다. 이는 양아버지 요셉의 모습에서도 똑같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마리아와 요셉의 모습은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에 오는 생명을 어떻게 보호하고 돌보아주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혼 임신이나 강간에 의한 임신, 또는 유전적 결함이나 장애를 지닐 것으로 여겨지는 임신과 같이 준비되지 않은 방식으로 오는 생명은 우리와 함께 살아갈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막으려는 오늘날의 우리 모습과는 크게 대조됩니다.



마리아와 요셉도 도저히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단순한 고민을 넘어 심한 두려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요셉은 조용히 파혼하기로 결정합니다. 마리아도 하느님의 계시를 전하는 가브리엘 천사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저에게 일어날 수 있습니까?”하고 되물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였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에게 일어난 이 황망한 사건은 앞으로 이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나 오늘이나 쉽게 예측하게 합니다.

그러나 천사는 이들에게 일어날 사건의 구원사적 의미와 새로 태어나게 될 아기를 통해 이루실 하느님의 인간에게 베푸신 구원경륜을 설명합니다. 아직 모든 것이 환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마리아와 요셉은 태어날 아기를 받아들이며 주님의 뜻에 순종합니다. “주님의 종이오니 제게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그러나 이러한 마리아 요셉의 순명에도 불구하고 이 가정은 편안하게 아기를 낳을 수 없었습니다. 온갖 형태의 오해와 편견과 아기에 대한 사회적 위협 속에서 성가정은 아기를 사랑으로 보호합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은 자신을 방문한 마리아에게 구세주를 잉태한 어머니와 그가 행한 결정에 대해서 찬양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2-45). 이어서 마리아는 생명을 잉태한 어머니로서 하느님의 업적을 찬미하며 감사하는 노래를 부릅니다(루카 1,46-56 참조). 양아버지인 요셉 또한 아기 엄마와 아기를 위해 자신을 아무 말 없이 내어놓으며 하느님의 뜻을 따라 그 위협과 어려움을 함께 넘어섭니다. 마리아 요셉의 이러한 생명에 대한 사랑에 찬 돌봄과 희생으로 구세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황폐화하고 쉽게 넘을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한 근본적인 이유는 생명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부재하고 생명에 대한 사랑에 찬 돌봄이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생명을 위해 봉사하는 최초의 공동체인 가정이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은 한 생명이 시작하는 장소이자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곳입니다. 또한 가정은 생명에 대한 사랑에 찬 돌봄이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가정이 처한 이러한 위험은 우리 사회가 지닌 생명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이해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생명의 복음」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요셉 마리아 가정의 아기 탄생의 사건은 예수님의 강생으로만 끝나지 않고 나아가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사람들의 탄생의 의미를 밝혀줍니다. ‘한 아기의 탄생’이 기쁜소식으로 선포됩니다.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루카 2,10-11). 이 ‘큰 기쁨’의 원천은 구세주의 탄생입니다. 그러나 성탄은 또한 모든 사람의 출생의 완전한 의미를 밝혀주는 것으로 따라서 메시아 탄생에 따르는 기쁨은 모든 아기가 세상에 태어날 때 우리가 느끼는 기쁨의 토대이며 그 완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생명의 복음」 1항).

세상에 오는 모든 생명, 그가 어떤 처지에 어떤 모습으로 온다 하여도 그 생명은 세상의 구원과 축복 그리고 기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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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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