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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 (17) 모세가 만난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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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훼께서 고통당하는 인간을 굽어보신다. 이스라엘 백성이 신음하며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신 야훼께서는 그들을 구원해내기로 마음먹으신다. 야훼의 구원 의지가 탈출기에 세 번에 걸쳐서 등장한다.

첫 번째 장면은 모세가 부르심 받기 전의 일이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이집트 임금이 죽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고역에 짓눌려 탄식하며 부르짖었다… 하느님께서 그들의 신음 소리를 들으시고,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맺으신 당신의 계약을 기억하셨다”(탈출 2,23-24).

야훼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로 다짐하시는 동기는 그들이 고통 중에 그분께 부르짖었기 때문이라고 성경은 말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장면은 모세가 불타는 떨기 속에서 하느님을 체험하고 나서 일어난 일이다. 곧 이 두 장면은 모세의 소명체험 다음의 일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겪는 고난을 똑똑히 보았고, 작업 감독들 때문에 울부짖는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3,7).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라”(3,10).

모세는 어떻게 부르심 받는가? 그는 불에 타면서도 소멸되지 않는 떨기나무 앞에서 부르심 받는다. 히브리말로 ‘세네’(가시나무 종류)를 흔히 떨기나무로 옮긴다.

“주님의 천사가 떨기나무 한가운데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그에게 나타났다. 그가 보니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그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3,2).

그런 광경을 지켜보던 모세는 생각한다.

“저 떨기가 왜 타버리지 않을까?”(3,3ㄴ) 그때 주님께서 모세에게 계시하신다.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3,6).

주님께서 모세를 파견하시고자 한다.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라”(3,10).

모세는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는가? 그는 곧바로 거절한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3,11)

거절하는 모세에게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말씀하시는가?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이것이 내가 너를 보냈다는 표징이 될 것이다. 네가 이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면, 너희는 이 산 위에서 하느님을 예배할 것이다”(3,12).

이제 모세가 그분 부르심에 순종하는가? 아니다. 다시금 소명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제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서,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고 말하면, 그들이 저에게 ‘그분 이름이 무엇이오?’ 하고 물을 터인데, 제가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이는 정중한 거절이다. 두 번째 거절이다.

세 번째 거절도 이와 비슷하다.

“그들이 저를 믿지 않고 제 말을 듣지도 않으면서, ‘주님께서 당신에게 나타나셨을 리가 없소’ 하면 어찌합니까?”(4,1)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거절은 보다 명시적이다.

“주님, 죄송합니다. 저는 말솜씨가 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입도 무디고 혀도 무딥니다”(4,10). “주님, 죄송합니다. 제발 주님께서 보내실만한 이를 보내십시오”(4,13).

다섯 차례나 버티던 모세가 결국 주님 부르심에 순응하여 이집트로 향한다.

“모세는 장인 이트로에게 돌아가서 말하였다. ‘저는 이제 떠나야겠습니다. 이집트에 있는 친척들에게 돌아가서, 그들이 아직도 살아 있는지 보아야겠습니다.’ 그러자 이트로가 모세에게 ‘평안히 가게’ 하고 말하였다”(4,18).

잠깐, 그렇다면 모세가 왜 다섯 번씩이나 거절했는가?



신교선 신부는 1979년 사제수품 후, 스위스 루체른 대학교에서 성서주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원과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역임, 현재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와 신앙교리위원회 위원, 인천 작전동본당 주임으로 사목 중이다.


신교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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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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