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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연 신부의 행복특강] 14. 평균 수명 100살, 노후 대책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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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는 노인의 시대다. 120년 만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프랑스와 달리 우리나라는 26년 만에 진입했다. 평균 수명 100살이 먼 훗날 이야기가 아니다. 노후 대책 없이 자식들의 교육비에 가진 돈을 다 쓰고, 그나마 남은 돈 마저 자식들에게 물려준다. 노후 대책보다 자식 교육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부모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식을 잘 키우면 나이들어 호강할 것이라는 무의식 속 착각도 큰 몫을 한다. 하지만 자식은 10살까지만 `품 안의 자식`이지 그 이후부터는 점점 멀어지는 게 현실이다.

 1인당 대학 졸업을 시키기 위해서는 2억 5천만 원, 한 집에 두 명만 대학에 가도 5억이 든다. 고학력자가 넘쳐 나지만 20대 실업자는 100만 명이 넘고, 기술 현장에서는 구직자가 부족하다. 독일은 중학교 때부터 대학공부 할 사람과 기술직에 종사할 사람들을 구분 짓는다.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직업을 찾는 일에 어려서부터 훈련을 하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몸의 구석구석이 고장 나기 시작한다. 몸이 아프면 짜증이 늘고 점점 애가 되어 간다. 몸이 늙고 아픈 곳이 생길 수록 자식들이 눈치껏 돌봐주었으면 하지만 자식들은 무심하다.

 노년이 되면 또 하나의 문제는 친구가 없다는 점이다.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이 1위이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외로움 때문에 자살률이 높은 일본을 제쳤다.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의 이유 중에는 경제적인 이유도 크다. 나이가 들어서 돈이 없으면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젊었을 때처럼 다양한 친구들과 만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평생 사랑을 쌓아오지 않은 부부가 50년 이상을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는 20대에 맞지 않으면 30대에 맞추고, 또 살다 안 맞는 부분이 있으면 40대에 고쳐가며 살아야 50대에 애인처럼 살 수 있다. 자식 키우는 데 열중했던 아내와, 직장에서 돈 버는 데에만 신경 쓰던 남편이 노년에 금실 좋은 부부로 살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명품 상점들이 많기로 유명한 프랑스 샹젤리제 거리의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이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비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값비싼 음식점에서도 노인이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비싸고 맛있는 음식점에는 노인들이 없다. 탑골공원에서 그 노인들을 볼 수 있다. 평생 열심히 살며 모은 돈으로 여유를 즐기는 노인은 적고 부모의 돈으로 아무 의미 없이 돈을 쓰는 젊은이는 많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도 튼튼하다. 그래야 열매도 풍성히 맺는다. 우리 사회의 노인은 뿌리와 같은 존재다. 더욱이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이때에 노인 행복은 우리 사회의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78개 나라 중에서 행복지수가 102위에 해당한다. 그것은 질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자식들에게 분별없이 경제적 원조를 해주는 것이 진정한 행복을 위한 길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리=박정연 기자 ceci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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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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