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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태아일기] 2 - "애야, 네가 해냈구나"

김원석 글, 김복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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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당하게 1등을 했어. 그런데 아무도 내 목에 금메달을 걸어 주지 않는 거야.
 `그래, 여기가 이제부터 내가 살 집인 모양이다.`
 번득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 죽어라 나는 머리에 부딪친 벽을 잡고 늘어졌지.
 `그런데 이 어쩐 일이지?`
 벽이 나를 포근하게 감싸 안아 주는 거야.
 나는 아주 편안하고, 행복해졌어.
 행복이라구?
 왜 비가 마구 쏟아지는 날 밤, 빗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면 괜히 두 발이 쭉 뻗어지고 입에 웃음이 고이잖아. 그런 기분 말야.
 "얘야, 네가 해 냈구나."
 나를 꼭 안은 벽은 부드럽게 속삭여 주었어. 온 힘을 다해 달렸던 내게, 그 달콤한 말은 올림픽 금메달에 비길까.
 내가 벽에 부딪친 것을 어려운 말로,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着床)했다" 라고 한 대.
 자궁(子宮)이란 아기집 즉 이제부터 내가 열 달 동안 살아갈 아가방 특실이라고나 할까.
 나는 벽을 꼭 잡고 엄마에게 영양을 받으며 살아갈 준비를 하지.
 얼마 뒤에 안 일이지만 나와 함께 시합을 한 친구들이 몇 억이었대. 그 몇 억과 시합을 해서 그 가운데 내가 1등을 했다는 거야. 억억, 억은 자그마치 1에 동그라미가 여덟 개야.
 어때, 보통이 아니지?
 그러니까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보통이 아닌 거야.
 나처럼 1등을 해야만 세상 빛을 볼 수 있는 거니까. 그러니 누구 하나 보잘 것 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는 거야.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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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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