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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이소

최영옥 수녀(대구가톨릭대 기숙사 사감장, 예수성심시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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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고유 명절인 설과 한가위 그리고 방학을 맞아 한국 학생들이 모두 고향 집으로 휑하니 떠나고 나면 우리 외국인 아이들은 고국이 그립고 가족이 그립다.

 그렇다고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몽골, 캄보디아, 케냐, 카자흐스탄, 볼리비아, 멕시코, 미국으로 단숨에 달음질쳐 갈 수야 없지 않은가!

 "헤이! 다들 모여 봐. 한국 한가위는 말이야. 끄-응…. 윷놀이부터 팽이돌리기, 오재미넣기,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한국 전통놀이로 신명 나게 놀아보자꾸나."

 "우와 윷이다! 모다! 뒷도(백도)로 잡아봐."

 윷놀이 함성을 반주 삼아 각 나라 전통노래가 울려퍼지고 윷가락은 더 높이 힘차게 솟아올랐다.

 우리는 그날 정말 몸살이 날 정도로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답게 뛰어놀았다.

 "오~예, 한국 재미있어요. 나 한국(척사)대회 나가고 싶어요."

 "에구구…. 오 마이 갓. 꿈도 야무지기는…."

 언제나 숨어서 봉사하는 고등학교 선생님인 D와 함께 T자매님 농장에 모였다. 모두가 가족과 멋진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함께 모여 기도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T자매님이 대추나무 밑에서 활개치며 다니는 토종닭을 가마솥에 불을 지펴 푸-욱 삶아 주었다.

 "Oh… Good. 맛있다. 우리 케냐 엄마가 이렇게 만드는데…."

 "우리 몽골 만두 만들자."

 "와플도!"

 아이고 예수님요! 이 귀여운 소리가 들리시나요? 근데 어쩌나요. 예수님! 저기를 좀 보세요.

 앙골라 학생이 친구들 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어요. 다 보셨죠? 고향과 고국을 그리워하는 우리 아이들 마음을….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이소.

 아직은 한국이라는 큰 틀에 자신의 작은 가슴을 녹이기는 이르지만, 한발 한발 다가서는 데는 한 치의 모자람이나 부족함이 없는 외국 학생들, 우리 이쁜 학생들이다.

 문화와 관습이 달라 적응하기 힘들어하면서도 배움을 향한 열정에는 한국인 못지않은 강한 의지와 인내심도 갖고 있다. 우리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 함께한다면 학생들의 정말 멋진 카리스마(은사)가 제대로 꽃피워 열매를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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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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