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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자 믿음의 길] (6) 강생의 신비

‘빛’ 증언하는 소명 되새기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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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요한복음의 표현에 따라,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시고자 인간 본성을 취하신 일을 ‘강생’이라고 부른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이 유일하고도 유례없는 강생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분적으로 하느님이시고 부분적으로 인간이시거나 하느님과 인간의 불분명한 혼합의 결과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참 하느님으로 계시면서 참사람이 되셨다.



■ 말씀을 통한 하느님의 자기계시

복음서에서 요한은 ‘말씀이 사람이 되신’ 이 신비를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밀접하게 연관시켜 통찰하고 있다. 예수님은 말씀으로서 처음부터 하느님 안에 존재하셨으며, 당신 자신이 하느님이셨다. 이 말씀은 구약시대부터 이미 은밀히 자신을 드러내다가 때가 차자 인간이 되시어 공공연히 역사 속에 들어오셨다. 마침내 ‘유일한 아들로서의 말씀’은 아버지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세상에 은총과 진리를 가져오셨다.

■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 ‘로고스’

신약성경에서 말씀으로 번역되는 단어는 ‘로고스’이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말씀 자체가 구약의 하느님 말씀과 같게 취급됨을 볼 수 있다. 우선 그분의 말씀은 ‘효과 있는 힘’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예수님께서 한마디 말씀으로 하늘나라의 상징인 기적을 행하시고,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말씀을 통해 새로운 계약의 징표를 제정하신다.

다음으로 예수님의 말씀은 ‘계시하는 빛’으로 드러난다. 즉 그분의 말씀으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비유를 통해 하늘나라의 신비를 알려주시기 때문이다. 특히 요한복음사가는 그 점에 집중했다.


 
▲ 하느님 아들이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시고자 인간 본성을 취하신 일을 ‘강생’이라고 부른다.
 


■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요한복음서의 ‘머리글’(1,1-18)과 필리피서의 ‘그리스도 찬미가’(2,5-8)는 강생의 신비를 노래하고 있다. 특히 바오로 사도의 ‘그리스도 찬미가’는 요한이 선포하는 ‘말씀’의 두 가지 본질을 고백한다. 첫째 부분은 말씀의 선재를, 둘째 부분은 강생의 신비를 서술한다. 그리고 이 신비는 ‘자기비움’으로 드러난다.

요한복음서의 ‘말씀’은 천지창조 때 하느님과 함께 계신 창조의 중개자였다. ‘말씀의 강생’이란 선재하시던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뜻이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표현이 살과 피로 이뤄진 참인간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것은 하나의 전환점이고, 인간에게 궁극의 ‘구원 가능성’을 여는 것이다.

■ 말씀의 자기비움

하느님과 동등해지고 싶어서 하느님께 불복종한 아담과 달리, 마지막 아담이신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해 종의 모습을 취하셨다. 곧 ‘자기비움’의 신학은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하느님이시고 참인간이시다’는 신앙고백에 따라, 예수님의 강생을 통해 그분의 인성이 지닌 근본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않고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는 것이며 자신을 비우고 죽음에 이르기까기,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신 그분의 모범을 따르는 것이다.

구원의 새로운 질서는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역전된 세계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자신을 비움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갖게하고, 종이 다른 사람들에게 하듯이 서로를 섬길 수 있게 한다. 이것이 강생의 신비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다.

■ 생명의 빛이신 말씀

요한은 이 빛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 안에 있다고 선포한다. 생명의 빛이신 주님께서는 당신의 빛을 증언하도록 세례자 요한을 선구자로 세상에 파견했지만, 사람들은 그의 선포를 외면해 감옥에 가두고 무참히 살해했다. 이는 오늘날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생명이신 분께서는 세상의 모든 것을 살리시는데, 사람들은 욕심으로 가득 차 생명을 파괴하고 평화를 깨뜨리며 세상을 점점 죽음으로 내몰아 간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강생의 신비’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시금 세상 한 가운데 생명의 빛을 증언하는 소명을 되새기도록 초대한다.

「믿음의 길」 224~243p.


정리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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