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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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보물]<7> 주님의 기도, 묵주기도, 염경기도- 양승국 신부 살레시오회

생활과 결부된 기도는 하느님께 이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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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이 가장 즐겨 바치는 기도 몇 가지와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기도를 잘 바치고 있는지 살펴보자. 많은 분이 "가장 좋은 기도 방법이 무엇이냐"고 질문한다. 각자에게 잘 맞는 기도가 가장 좋은 기도 방법이며, 그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신자들이 가장 즐겨 바치는 주님의 기도, 묵주기도, 염경기도 등을 소개한다.
 
 하느님께 나아가고 소통할 수 있는 기도

 성독, 묵주기도, 9일기도, 성령기도 등 다양한 기도들은 하느님 체험, 하느님과의 만남을 지향한다. 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 나아가고 그분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다. 교회가 제공하는 그 어떤 기도든 다 좋지만, 그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기도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기도와 관련해 기억해야 할 주의사항이 있다. 기도는 기도문을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생활하는 것이다. 기도가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없고 삶과 동떨어졌다면 반쪽짜리 기도일 뿐이다.

 시편을 보면 구약시대 사람들이 즐겨 바쳤던 훌륭한 기도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시편 작가들이 시를 통해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을 찬미하고 자신에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드렸고 때로는 절박한 상황 앞에서 하느님께 부르짖었다. 그러나 결국 하느님 손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긴다. 그 기도 안에 찬미기도, 감사기도, 탄원기도, 청원기도 등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시편기도는 기도와 관련해 너무나 소중한 유산이다. 시편은 시대를 초월해 어떤 상황에서든 바칠 수 있는 기도다. 시편기도는 오늘날 모든 사제, 수도자들이 바치는 시간전례(성무일도)에도 많이 포함돼 있다. 시편을 묵상하는 것도 좋다.

 성경을 잘 읽는 것도 좋은 기도 방법이다. 성경은 아무리 퍼내도 줄지 않는 맑은 샘물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성경에는 기도의 길잡이가 되어줄 스승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경 말씀을 읽을 때 우리와 하느님 사이에 대화가 시작된다.
 
 주님의 기도, 묵주기도, 염경기도, 깊은 묵상과 진심이 담겨야

 주님의 기도는 단순한 기도문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풍부하고 의미 있는 기도다. 기도문이라기보다는 그리스도인의 생활방식, 생활지표라 할 수 있다.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가르쳐주신 유일한 기도인 까닭이다. 그러기에 극진한 존경심과 정성으로 기도를 바쳐야 한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수녀는 "그 어떤 책보다도 훌륭한 주님의 기도를 정성스런 마음으로 겸손한 자세로 묵상한다면 다른 책이 아쉽지 않을 것"(「완덕의 길」 중)이라는 말씀을 전했다. 주님의 기도를 천천히 한 구절 한 구절 묵상하며 바쳐보기 바란다. 오늘 비록 우리가 보잘것없고 부족하지만,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이 자리에서 빛나는 예수님의 얼굴로 변화되기를 갈망하면서 주님의 기도를 바쳐야겠다.

 한국 신자들이 가장 많이 바치는 묵주기도에 대해 살펴보자. 전통적으로 교회는 성모님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이르는 길을 보여주시는 분`이라 부른다.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은 성모님이 `길`이 아니라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라는 것이다. 성모님의 기도 방식을 따라 하다 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예수 그리스도께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묵주기도는 빨리 해치워야 할 숙제가 아니다.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잡념 가운데 설렁설렁 바쳐도 되는 기도가 아니다. 우리의 잡다한 이기심을 바치며 성모께 조르기 위한 기도 역시 아니다. 묵주기도는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일생을 관조하는 진정한 묵상기도이기 때문이다. 묵주기도는 복음서 전체와 예수님의 일생 전체를 묵상하는 기도이며, 하느님 구원 사업 전체를 관상하며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기도다. 복음에서 출발해서 복음을 진지하게 묵상하고, 복음을 실제 안에서 실천하고,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묵주기도다.

 예수님의 마구간 탄생, 정겨웠던 나자렛 성가정에서의 생활, 희망에 찬 출가, 활기찼던 공생활, 연민과 사랑이 가득했던 착한 목자로서의 삶, 처절한 십자가 죽음, 영광스러운 부활, 이 모든 것을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내적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들 것이다. 묵주기도 안에서 또 다른 나자렛의 마리아가 되어 정성껏 예수님의 일생을 묵상하다 보면 하느님의 따뜻한 위로의 손길이 소리 없이 다가온다는 것을 믿고 기도해야 한다.

 염경기도는 교회 공동체가 제정한 기도문을 입으로 소리 내어 바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가톨릭 기도서」에 나오는 아침기도, 저녁기도, 삼종기도 등을 바치는 것이다. 염경기도는 어떻해 기도해야 할지 모르는 초심자에게 너무나 반갑고 소중한 하느님의 선물이다. 염경기도의 장점은 어려울 게 없다는 것이다. 신앙의 선배들과 교회 공동체가 정해준 이 기도문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잘 따라 하면 된다.

 그러나 생각 없이 외우면 소용이 없다. 비록 짧고 정형화된 기도문이지만 하느님과 대화하듯이 정성을 다해 바치길 바란다. 정성을 다하는 염경기도는 우리를 보다 깊은 하느님 체험과 만남으로 이끌 것이다. 그리고 입술로 바치는 염경기도가 공허한 빈말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 하느님과 일치하고자 하는 마음,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려는 마음으로 염경기도를 바쳐야 한다.

 더 나아가 염경기도에만 머물지 말고 염경기도라는 사다리를 건너 침묵기도, 묵상기도, 관상기도로 행복한 기도체험, 충만한 하느님과의 만남으로 넘어가는 노력을 계속하길 바란다.

정리=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방송은 수요일 오전 7시 20분에 방송되며, 지난 회는 누리방(http://web.pbc.co.kr/tv)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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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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