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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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보물]<8> 성인- 윤종식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성인에 대한 간청 전구, 하느님을 지향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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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공이란 기도와 선행의 대가를 자신이 속한 지상교회만이 아니라 다른 교회에 속한 이들과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사진은 천상교회, 지상교회, 정화교회를 표현한 성화. 평화신문 자료사진
 

성인들에 대한 공경은 전승을 통해 이어온 교회 영성의 한 요소다. 이와 연관돼 성인들의 통공, 시성절차, 세례명과 수호성인 등의 용어 등이 생겨났다.
 
 성인 공경의 시작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신자들의 공경을 받았던 인물은 주로 순교자다. 이들은 자신의 고통과 죽음을 통해 영생을 얻고 그리스도와 완전히 결합됐으며, 그리스도와 지상의 교회를 중재한다고 신자들은 생각했다. 하느님 백성은 구세사의 과정에서 `많은 증인들`(히브 12,1)의 역할을 생각하게 됐고 그들을 공경하기 시작했다. 마카베오 시대에 이르자 피로써 증언한 순교자들이 생존자들을 위해 전구한다고 이해했다. 하지만 중재자의 기능이 신약에서는 그리스도에게 집중됐다.

 313년 밀라노 관용령으로 박해가 사라지면서 성인 공경의 영역은 신앙의 증거자, 교리의 탁월한 수호자, 사도적 열성과 자선 및 복음정신이 뛰어난 자, 참회와 엄격성으로 신자로서 모범적 삶을 영위한 자 등으로 확대됐다. 6~10세기 성인으로 숭배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며, 처음에는 지방 주교가, 후에는 교황이 최고 권위를 가지고 이를 인가하는 관습이 생겼다.

 교황 그레고리오 9세는 1234년 시성을 위한 합법적 조사방식을 책정했으며 교황 식스토 5세는 1588년 시성을 위한 교황청 업무를 유기적으로 분할했다. 특히 이를 전담할 부서를 설립했으며, 현재는 시성성에서 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면 시성은 어떤 과정으로 이뤄질까. 후보자들에게 세 가지 칭호가 주어진다. 우선 `하느님의 종`으로 시성을 위해 조사된 그의 삶과 덕행이 신앙의 모범이 된다면 이 칭호를 받는다. 두 번째는 `복자`로 적어도 두 개의 본질적인 기적 사실이 있는 `하느님의 종`에게 주어지는 칭호다. 셋째는 `성인`이다. 시성 과정을 모두 마친 복자에게 주어지는 칭호다. 복자의 전구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두 가지 이상의 기적이 보고되고 심사를 마치면 시성이 결정된다.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엄숙한 시성식이 열리고 교황은 시성선언을 통해 그 대상자가 영원한 광명 속에 있으며, 세계교회는 그에게 성인에게 합당한 공적 공경을 바칠 것을 명하게 된다.

 성인 반열에 오른 이들은 △성인 명단에 이름 기록과 공적 공경 △교회의 공적 기도에서 성인에게 탄원 △성인에게 영예를 돌리기 위해 교회를 봉헌 △미사와 성무일도 봉헌 △축일 지정 △공적인 유해 공경 등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한국에서는 1984년 한국 순교복자 103위가 내한한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됐는데, 아비뇽 교황 시대를 제외하면 역사상 처음으로 로마 교황청 밖에서 진행된 시성식이다.

 한국천주교회는 현재 5건의 시복시성을 추진 중이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증거자 최양업 신부,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들인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한국 근ㆍ현대 신앙의 증인들인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신상원 보니파시오와 김치호 베네딕토와 동료 순교자 38위다.
 
 성인 통공과 공경의 의미

 성인 공경과 통공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신비체인 교회의 세 가지 상태를 잘 이해해야 한다. 첫째는 세상을 순례하는 지상교회, 둘째는 연옥에서 정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정화교회, 셋째는 천국에서 천상의 영광을 누리는 천상교회다. 이 세 상태의 교회들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서로 돕고 기도하며 공을 나누기도 한다. 그러기에 이를 모든 성인의 통공(communio sanctorum)이라고 한다. 통공이란 기도와 선행의 대가를 당사자에게만이 아니라 지상교회, 정화교회, 천상교회 등에 속한 다른 이에게도 주고받을 수 있음을 말한다.

 예를 들어 천상의 성인에게 지상의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할 수 있다. 또한 연옥에 있는 영혼을 위한 우리의 기도가 하느님을 통해 전달된다. 대표적인 것이 `죽은 이를 위한 기도`다. 이처럼 기도나 선행의 대가가 당사자에게만이 아니라 천국이나 연옥의 다른 이에게도 통하기에 모든 `성인의 통공`이라고 말한다.

 성 도미니코는 임종하면서 "울지 마십시오. 죽은 다음에 저는 여러분에게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살아있을 때보다도 더 효과적으로 여러분을 도울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성녀 아기 예수의 데레사는 "저는 하늘로 올라가 땅을 위해 유익한 일을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지상교회를 위해 천상에 가서도 열심히 기도하고 노력하겠다는 표현이다.

 성인의 표양을 기억하고 공경하며, 그들의 전구에 도움을 간청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성인은 목적지가 아닌 매개체다. 전구와 간청은 성인의 월계관이신 그리스도를 지향하고 그리스도에게서 끝나야 한다. 우리를 창조하고 구원자를 보내주신 전능하신 하느님께 모든 것이 지향돼야 한다.

 그럼 우리 실생활에서 성인 공경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세례명과 본당 수호성인 등일 것이다. 성인 공경은 성인의 삶을 따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이어져야 한다. 자신의 세례명이 지니는 종교적인 중요성을 깊이 생각하고 수호성인을 공경하며 그의 품행과 성덕을 본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리=백영민 기자


 ※수요일 오전 7시 20분에 방송되며, 지난 회는 누리방(http://web.pbc.co.kr/tv)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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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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