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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18~25일) 유래와 의미

''이단자'' 아닌 ''갈라진 형제'' 끌어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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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일치 기도 주간에 로마 바실리카성당에서 열린 에큐메니칼 저녁기도회에서 성 바오로대성당 수석사제 프란체스코 몬테리시 추기경이 정교회 성직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960년 전(1054년) 동로마제국 콘스탄티노플(현 터키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교회가 서방교회(로마 가톨릭)와 갈라서면서 하나의 교회였던 가톨릭은 큰 분열을 경험했다. 그로부터 463년 뒤(1517년) 마르틴 루터를 비롯한 `개혁자`들이 새로운 교회(개신교)를 세우면서 또 한 번 분열의 아픔을 겪었다.

 분열은 멈추지 않았다. 17년 후인 1534년 영국 헨리 8세 국왕은 교황에게 낸 왕비와의 결혼 무효소송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신을 교회 수장으로 한 성공회를 세웠다. 성공회를 마지막으로 가톨릭은 더 이상 분열하지 않았지만 개신교는 신학적 견해를 달리하는 교회가 끊임없이 만들어지면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500개가 넘는 교파가 있다.

 한 번 등을 돌린 형제들은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 못했다. 단절된 채 `다른 종교`인 것처럼 지냈다. 일치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1857년 영국 런던 성공회 신부들이 가톨릭 신자들과의 기도 모임인 `그리스도교 일치촉진협회`를 만들면서부터였다.

 교황 레오 13세(재위 1878~1903)는 가톨릭에서 동방교회와 개신교도를 일컫던 `열교자`와 `이단자`라는 용어 대신 `갈라진 형제`라는 따뜻한 호칭을 사용하면서 교회일치운동의 발판을 만들었다. 레오 13세 이후 교황들도 일치운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은 1908년 미국 폴 왓슨 신부(성공회)가 주창한 `교회 일치주간`에서 시작됐다. 개신교도 1926년 신앙직제운동에서 교회일치를 위한 기도주간을 제안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가톨릭교회가 적극적으로 일치운동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1964년 선포된 일치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에는 일치운동 발전을 위한 공동대화, 공동활동 등에 대한 지침이 담겼다.

 또 일치를 위한 기도나 회합 때 가톨릭 신자들이 갈라진 형제들과 함께 기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권장했다. 교령 발표 이후 일치운동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오늘날 가톨릭과 개신교, 정교회는 매년 일치주간에 공동기도회를 열고 있다.

 한국 가톨릭도 1965년 주교회의 산하 `전국 그리스도교 재일치위원회`(현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를 설립하면서 일치운동에 적극 나섰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성경을 함께 번역한 것을 비롯해 합동기도회, 일치포럼, 그리스도교 종교 지도자 모임 등을 지속적으로 열면서 다양한 형태로 일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1965년부터 가톨릭과 대한성공회가 합동기도회를 열었고, 1986년부터 개신교와 정교회가 동참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 합동기도회`가 시작됐다. 2001년에는 교단 대표들이 뜻을 모아 `한국 그리스도교 일치운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주교회의는 2008년부터 전국 교구 부제들이 참가하는 `주교회의와 함께하는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프로그램을 마련해 부제들에게 정교회, 개신교를 비롯한 형제종교와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각 교회 지도자들이 일치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신자들이 일치운동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관심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일치주간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신자들이 적지 않고, 개신교를 `우리와는 다른 종교`로 인식하고 거리감을 느끼는 신자들이 많다.

 그리스도교 일치운동이 결실을 맺으려면 일선 본당에서 일치주간만이라도 신자들에게 일치운동의 의의와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일치운동을 신자들 생활 속으로 확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방한한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 추기경은 "그리스도교 일치 운동의 기본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기도 중에 일치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는 개신교의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함께 매년 전세계 그리스도교 형제 교단들이 사용하는 교회 일치주간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올해는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입니까?`를 주제로 한 자료집을 발간했다. 일치기도 예식, 성경 묵상과 기도 등이 실려 있다. 주교회의 누리방(www.cbck.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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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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