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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헌생활의 날 유래와 의미

봉헌, 친교, 선교 의미와 주님 부르심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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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월 성대서약식을 마친 작은 형제회 수도자들이 활짝 웃으며 수도형제들과 친교를 나누고 있다.
 

예수 성탄 후 40일째인 오는 2월 2일은 주님 봉헌 축일이자 봉헌생활의 날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7년 주님 봉헌 축일을 `봉헌생활의 날`을 제정한 것은 온 세계 모든 봉헌생활자들, 곧 수도자들이 하느님께 자신의 삶을 온전히 봉헌하는 봉헌생활의 참뜻과 부르심을 되새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에 앞서 1996년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맞아 교회와 세상 안에서 봉헌생활과 그 사명에 관한 교황 권고 「봉헌생활」을 발표, "교회 사명의 결정적 요소인 봉헌생활은 교회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면서 봉헌과 친교, 선교라는 세 측면에서 봉헌생활의 큰 은혜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계기로 삼았다.

 봉헌생활의 복음적 토대는 예수님께서 지상생활 동안 일부 제자들과 맺은 `특별한 관계`(마태 17,1-9 참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것은 제자들이 각자의 삶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맞아들이고 예수님의 삶의 방식을 본받아 자신의 삶을 하느님 나라에 봉사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리스도처럼 하느님 나라를 위해 봉헌된 삶(마태 4,18-22: 마르 1,16-20 참조)의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것이 봉헌생활의 기초를 이룬 셈이다.

 이에 세례를 받은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 살도록 초대를 받았고,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응답으로서의 수도생활은 동ㆍ서방교회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동방 교부들은 수도생활의 복음적 가치에 주목했다. 동방의 수도생활은 끊임없는 찬미와 기도, 영성적 권유, 자선활동을 통해 진정한 영적 인간이 되려는데 목적을 뒀다.

 베네딕토 성인의 영향을 받아 현재의 형태를 갖춘 서방의 수도생활은 세속의 삶을 버리고 하느님을 추구하며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을 최우선으로 삼고 그분께 자신을 봉헌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러한 수도생활은 수도회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삶의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청빈과 정결과 순명이라는 복음적 권고를 서약하고 공동체 생활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이를 통해 수도자들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보여주는 표징의 역할을 하고 있다.

 수도생활은 크게 관상에 전념하는 수도단체들과 `사도적 수도생활`을 하는 남녀 수도회들, 재속회, 사도생활단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오로지 관상에 전념하는 수도회, 곧 관상 수도회들은 자신들의 생활 전체와 모든 활동을 하느님께 대한 기도와 관상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교회 공동체 앞에서 주님께 대한 교회의 사랑을 증언하며 눈에 드러나지 않는 사도적 결실을 통해 하느님 백성의 성장에 공헌한다.

 활동 수도회들은 다양한 사도직과 선교 활동을 통해 그리스도 사랑의 증인이 되고 하느님 나라의 표지가 된다.

 또한 재속회는 세속 현실 한가운데서 복음 권고의 선서를 통해 하느님께 봉헌된 삶을 추구해왔으며, 세속 사회의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문화와 경제, 정치 생활에서 지혜의 누룩이 되고 은총의 증거자가 되려 한다.

 남녀 사도생활단은 특유한 방식으로 특수한 사도적 목적이나 선교 목적을 추구하며, 특별히 선교 지역의 복음 전파와 자선 분야에서 성덕과 사도직의 수많은 열매를 거뒀다.

 최근 들어서는 기존 수도회와 유사하지만 새로운 영성과 사도적 열정에 부푼 봉헌생활의 새로운 형태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따른 새롭고 쇄신된 형태의 봉헌생활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세속화로 치닫는 세상에서 `신앙의 소금`이라 할 봉헌생활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교회와 사회는 하느님과 이웃에 자신을 완전히 봉헌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하느님 아버지의 부르심과 성령의 이끄심에 순종하며 `갈라지지 않은 마음`(1코린 7,34)으로 자신을 그리스도께 봉헌하려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특별한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어왔다. 어렵다고 용기를 잃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열정으로 봉헌생활에 투신해야 하는 이유는 여전히 새롭고 활성화된 봉헌생활의 영성적, 사도적 공헌을 교회와 세상이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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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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