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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보물]<13>가톨릭교회교리서(하)-

교회 가르침 전하는 신앙의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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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의 가르침을 근간으로 쓰여진 교리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 삶의 지침이다.

 교회는 어느 시대이든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을 신앙인의 삶의 기준으로 삼아 왔다. `성경만`으로도 아니고 `성경 없이`도 아니다.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이 우리들의 신앙생활에 반드시 필요한데 그 교회의 가르침을 온전히 담고 있는 것이 「가톨릭교회교리서」이다. 이번 호에는 1992년 반포된 「가톨릭교회교리서」의 배경과 구조에 대해 알아보자.
 
 새로운 교리서의 반포
 1992년 10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로마교리서」가 나온 지 400여 년 만에 「가톨릭교회교리서」라고 불리는 새로운 교리서를 반포했다. 이미 1985년 세계주교대의원 회의에서 신앙교육을 위한 규범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교들의 의견이 모였고 1986년부터 당시 신앙교리성 장관이이었던 요셉 라칭거 추기경의 책임 아래 6년에 걸친 작업이 진행됐다. 총 2865항으로 이루어진 교리서는 먼저 프랑스어로 출판됐고 5년 후 라틴어 표준어판이 발행됐다.
 
 「가톨릭교회교리서」 발간 목적은 가톨릭 교리를 온전하고 완전하게 설명하여, 교회가 고백하고 거행하며 생활하고 기도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고백하고 거행하고 생활하고 기도하는 것, 이것이 「가톨릭교회교리서」가 가지고 있는 구조이다.
 
 우리는 주일미사에서 사도신경을 외우면서 신앙을 고백한다. 그래서 「가톨릭교회교리서」 제1편에서는 사도신경을 해설한다. 또한, 우리는 세례를 받고 미사에 참례하는 등 성사 거행을 통해 신앙을 기념한다. 이것을 `전례`라고 하는데 제2편에서는 일곱성사에 대한 해설이 나온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할까?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래서 행복과 덕, 사회정의 등 윤리원칙과 십계명에 대한 설명이 3편에 뒤따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영성생활을 해야 할까? 기도를 통해서다. 교리서를 마무리하는 4편은 주님의 기도를 중심으로 신자들이 영위해야 하는 기도생활에 대해서 서술하고 `아멘`이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이처럼 교리서는 신앙의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들을 총망라하여 현대인들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제시한다. 2003년에 우리말로 번역된 이 책은 13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왜 이렇게 거대한 책이 나왔을까. 「가톨릭교회교리서」나 그 요약본의 우선적 목적은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위함이 아니다. 이것을 다 외어야만 천주교 신자가 될 수 있다면 입교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적을 것이다. 이 책의 우선적 목적은 각 지역에 맞는 교리서 발간에 도움이 되기 위함이다.
 
 교리서, 신앙생활의 지침
 교리교육은 단순히 교리시간에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교리교육은 교리서가 가지고 있는 구조대로 교리와 성사, 일상에서의 실천과 기도를 통해 종합적으로 이루어진다. 성경공부나 개인 기도, 신부님 강론을 듣는 것도, 신앙서적을 읽고, 봉사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교리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올바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기준과 지침을 제공하는 책이 「가톨릭교회교리서」이다.
 
 신앙생활에서 의심이 들 경우 궁금한 것이 있을 때 교리서는 누구에게나 큰 도움이 된다.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잘못된 관습과 가르침에 의해서 어려움에 빠졌을 때 교리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교개혁시기 사람들은 개인 구원 문제에만 매달려 하느님의 기쁜 나라를 선포하며 살지 못했다. 종교개혁자들과 가톨릭교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리서를 발간했다.
 
 물론 신앙생활에 가장 큰 덕목은 하느님께 대한 전적인 신뢰다. 하지만 "하느님만 믿으면 되지 뭐 그렇게 많이 알아야 하는가"라는 자세는 우리 신앙을 잘못 이끌 수 있다. 특히 `현세적 복`이 신앙의 목표가 되기 쉬운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위험은 더 크다.
 
 많이 배운 사람이 반드시 행복하게 사는 것은 아니며, 「가톨릭교회교리서」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교리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일부에서는 개신교는 성경을 가르침의 으뜸으로 삼는데 천주교는 교리서를 으뜸으로 삼는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천주교 신자에게도 역시 성경은 신앙생활의 근본 규범이다. 교리서는 성경의 가르침을 기초로 이뤄져 있다. 개신교를 출범시켰다고도 볼 수 있는 루터는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교리서를 저술했다. 그의 교리서는 천주교 교리서와 비슷하게 지킬 도리를 담고 있는 계명편, 신앙의 기본이 되는 믿을 교리, 기도와 성사의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렇게 볼 때 개신교는 성경을, 천주교는 교리서를 중심으로 삼는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교리는 성경과 배치되는 새로운 이론이 아니라 성경으로부터 이끌어낸 가르침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은 신앙의 결단과 무관하지 않은 현실의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힌다. 하지만 생태계 파괴, 안락사, 국제사회와 평화, 생명윤리 등과 관련된 직접적인 가르침을 성경에서 찾을 수는 없다. 성경이 쓰일 때 그런 문제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경이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고 신앙인이 아무런 자세나 가져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성경에 직접 나와 있지는 않아도 성경의 가르침을 근간으로 하여 그에 대한 대답을 찾는데 그것을 교회의 가르침이라고 한다.

 정리=백영민 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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