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과 마음에 새겨진 구원의 초대장
영원한 행복에 초대받았지만 죄 때문에 상처를 입은 우리 인간은 하느님의 구원을 필요로 합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은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을 인도하는 법을 통해 그리고 인간을 지탱해 주는 은총을 통해"(1949항)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이번 호에는 하느님의 법에 대해 알아봅니다(1949~1986항).
도덕률과 법
도덕률은 하느님 지혜의 작품입니다. 성경의 관점에서 도덕률은 하느님의 자애로운 가르침, 하느님의 교육 방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도덕률은 약속된 행복으로 인도하는 길과 행동 규범을 인간에게 제시해 주며, 하느님과 하느님의 사랑에서 벗어나게 하는 악의 길을 피하라고 가르친다"(1950항).
법은 "자격이 있는 권위가 공동선을 위해 공포한 행동 규칙"(1951항)입니다. 모든 법의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진리는 하느님 안에 있는 `영원한 법`에서 비롯합니다. 따라서 법이란 만민의 창조주이시며 구원자이시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섭리에 참여해서 이성적으로 내리는 규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1951항).
도덕률은 △모든 법의 근원이신 하느님 안에 있는 영원한 법 △자연법 △옛 율법과 새 율법을 포함한 계시된 법 △국법 △교회법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하지만 이 다양한 표현들은 모두 서로 연관돼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도덕률이 그리스도를 통해서 완전해지고 하나로 통합된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께서는 바로 완덕에 이르는 길이십니다. 그분은 법의 마침이요 법의 완성입니다.
자연법(1954~1960항)
자연법은 쉽게 말해서 자연에 내재해 있는 법, 또는 인간이 자연적으로 깨닫게 되는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선과 악이 무엇이며 진리와 거짓이 무엇인지를 이성으로써 식별할 수 있는 타고난 도덕 의식이 있습니다. 이것이 자연법입니다.
자연법은 하느님의 법 곧 신법(神法)의 하나로, 인간이 선을 행하고 자신의 목적에 다다르기 위해 따라야 할 길을 제시합니다. 자연법은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모든 선의 근원이며 심판자이신 하느님께 대한 열망과 복종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을 자기 자신과 대등하게 여기는 의식입니다. 이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자연법의 중요한 규정들은 십계명에 제시돼 있습니다. 이 법을 자연법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법 규정들이 인간 본성에 고유한 이성(理性)에 따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연법은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보편적인 법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나타내고 인간의 기본 권리와 의무들의 기초가 됩니다. 보편적인 성격을 지닌 자연법은 시대와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되며, 도덕 규범의 체계를 세울 수 있는 튼튼한 기초가 됩니다. 자연법은 또한 인간 공동체들을 건설하는 데에 필요 불가결한 도덕적 기초가 됩니다. 그래서 국가의 법도 자연법을 토대로 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연법 규범을 분명하게 또 즉각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죄로 흐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오류의 혼동 없이 확실하게 자연법의 진리들을 인식하려면 은총과 계시가 필요합니다.
옛법(1961~1964항)
▲ 하느님의 법은 자연법, 십계명의 윤리적 명령을 담고 있는 옛법, 그리고 사랑의 새 계명인 새법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사진은 1950년대 영화 「십계」의 한 장면. 【C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