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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허영심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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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저는 6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저는 과거에 허영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조그만 회사를 운영하면서 돈이 없어도 큰 차를 타야했고 좋은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물건을 사용하고 좋은 사립학교에서 공부시켰습니다. 하지만 현재 신앙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들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합니다. 하지만 이 허영심이 여전히 제 안에 있음을 보게 됩니다. 성당에서도 간부직을 맡으려 하고 재력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저를 드러내려 합니다. 신부님 이 허영심을 없애달라고 기도도 많이 하는데 잘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죠?



대답입니다

신조어 가운데 ‘된장녀’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단어는 “드라마나 영화 열풍으로 허영심이 커진 사람이 밖에서는 비싼 커피를 마시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된장에 밥을 비벼 먹는다”는 의미입니다. 남자들은 ‘쌈장남’이라고도 부른다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허영’을 위험하고 부정적인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자신을 부풀리는 가운데 ‘진정한 나’ 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하는데 있습니다. 부자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나도 부자가 된 듯 착각 하고, 명품 옷을 입고 있으면 자신이 명품인생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착각의 상태가 비교적 약하다가도 나중에는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는 수준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 때로는 거짓이나 부풀림 등과 같이 무질서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허영은 “해가 뜨면 사라지는 아침 안개”마냥 ‘헛된 영광’을 쫓음으로써 결국엔 허무함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허영’의 밑바닥에는 다른 이들로부터 오는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을 화장하고 꾸며야만 비로소 안심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진짜 나의 모습이 드러날지도 모르는데서 오는 ‘불안’이 있기에 거리유지를 해야만 하고 늘 사람들과 함께 있지만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됩니다. 때로는 형제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신앙생활을 통해서도 허영은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저는 구교우 집안 출신으로 △△교육을 받았고, 현재 교구에서는 △△직을 맡고 있으며 대자가 △△명입니다.”

형제님, 허영심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을 부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부풀려진 나’가 아니라 ‘진정한 나’를 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객관적인 자기관찰’을 통해 조금만 떨어져서 ‘진정한 나’를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것은? 내 능력은?…”

허영을 치유하기 위한 두 번째 과정은 ‘만족과 감사의 훈련’입니다. 지금의 나 자신에 대한 뿌리 깊은 불만족이 허영을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자기 관찰의 결과로서 발견된 ‘진정한 나’에 대해 수용하고 그것에 대해 만족하며 감사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편한 만남을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실제체험을 통해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늘 화장하고 꾸며진 모습으로가 아니라 진짜 자기 민낯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조금씩 늘려가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고되고 힘든 여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무함과 외로움으로부터는 벗어나게 하는 유일한 길이며 행복과 신앙생활의 첫걸음입니다.


대전가톨릭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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