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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마마보이가 ‘홀로 서기’ 시작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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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저는 30대 초반의 미혼 남성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어머니로부터 과잉보호를 받으며 살아온 이른바 마마보이입니다. 부끄럽게도 학교나 직장을 선택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당에 가거나 사소한 일들까지도 어머니의 조언을 들으면서 해왔습니다. 솔직히 저 스스로 해본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더 이상은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저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려 하는데 어렵습니다. 결혼도 해야 하는데 이러다간 큰일날 것 같습니다.



대답입니다

어머니로부터 ‘독립’, ‘홀로서기’를 하고 싶으시군요. 일반적으로 부모님의 ‘지나친 관심’뿐만 아니라 ‘무관심’ 역시 자녀들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양육에 있어서 합리적인 차원의 ‘적당함’이라는 것이 적용되기란 어려운 일이기에 부모들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도 쉽고 반대로 부모님의 양육에 대해 자녀들 역시 ‘무조건적 순종’이나 ‘반발’이라는 극단을 살기도 쉽습니다. 이 모두가 ‘진정한 사랑’에 위배되고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병적인 집착, 분리불안, 의존증, 애정결핍뿐만 아니라 폭력이나 여러 가지 일탈행위도 일어납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적당한 ‘거리유지’가 필요합니다. 이때 거리유지는 상대에게 청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행동과는 관련 없이 독립된 주체로 살기 위해 자기 편에서 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남자가 여성의 가방을 들어주면서 호의로 방까지 들어오려 하지만 그 방 앞에서 “여기서부터는 제가 들겠습니다!”하고 말하며 분명한 한계를 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누구에게든 어떤 형태로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부부사이에도 그렇습니다.

신앙생활 안에서도 ‘홀로서기’는 매우 필요합니다. 때로는 미사에 가거나 기도하고 성사생활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등의 신앙생활이 항상 부모님이나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이끌리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늘 거기에 의존하게 되면 ‘영적인 어린 아이’의 상태로 머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유의지가 없는 신앙생활은 어려움을 만났을 때 극복할 힘도 없고 신앙생활의 기쁨도 맛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저는 우선 형제님께서 이렇게 되신 문제의 원인을 어머니께서 그 거리 유지를 잘못하신 것에만 두기 보다는 형제님께서 그 한계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에서도 찾고 싶습니다. 그리고 형제님께서 바라시는 어머니로부터의 ‘홀로서기’가 단순히 물리적 차원의 것이 아니라 심리적 차원의 것임을 기억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심리적인 홀로서기의 여정은 훨씬 더 고되고 지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인 차원에서는 우선 어떤 일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시간을 늘렸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의 조언이 바로 형제님의 결정이 되도록 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상의 소소한 것들은 어머니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스스로 행동해 보시고, 당분간 큰일에 대해서만 어머니와 상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조언은 어머니뿐 아니라 다른 분들의 조언 역시 함께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단, 결정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서 하되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또한 어머니께서 서운해 하시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형제님 스스로가 어머니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형제님 안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긍정적인 표지입니다. 오히려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어머니를 위해 짧게라도 화살기도를 한 번씩 해드리면 좋겠습니다.


김인호 신부 (대전가톨릭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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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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