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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남자 어른 대하는 것이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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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저는 40대 중반의 기혼 남성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제가 5살 때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누나들과 지냈습니다. 어려서부터 친구들 집에 방문했을 때 아버지나 형들이 계시면 핑계를 대면서 일찍 나오곤 했습니다. 어릴 때는 잘 몰랐는데 언젠가부터 제가 남자 어른들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 많이 불편해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돌이켜보면 학교 선생님과의 관계에서도 그랬고 현재에는 성당에서도 수녀님은 편한데 신부님께는 다가가길 어려워합니다. 직장에서도 여성 직장 상사와는 잘 지내는 편이지만 남자 상사와는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저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요?



대답입니다

남녀 만나는 자리 참여부터 시작을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생물학적인 원인에서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주변의 남자 어른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도 남성성을 발견하고 성장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성장 과정에서 오는 다양한 형태의 문제들로 인해서 방해를 받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남자 어른들과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심한 두려움이 생겨 만남을 거부함으로써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들 안에도 특정한 집단이나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해서 다소 불편해하거나 회피하기도 합니다.

형제님의 경우에는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심으로 인하여 남성어른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안 계시더라도 다른 분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함으로써 나중에는 어른 남성을 대하는 데서 오는 불편함을 느끼게 되셨고 그들과의 만남을 피하게 되셨던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서 현재 직장생활이나 심지어 신앙생활에서도 어려움이 생기게 되셨으니 그냥 두고 볼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일단 문제가 시작하면 그 범위는 점점 커질 수 있습니다.

우선은 형제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남자 어른을 대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입니다. 다음으로는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어른의 역할을 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입니다. 특별히 자녀들과의 관계 안에서 그 어려움이 불안이나 부적절감, 거리유지 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어려움은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형제님께서 신부님과의 관계도 어렵다고 하셨는데 그리되다 보면 심지어는 고해성사 보는 것도 불편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어떤 분들은 원인도 모른 채 그저 고해성사가 부담스럽다며 비판하거나 회피하기도 합니다.

형제님께서는 직장생활에서 직장상사와의 어려움이나 신앙생활에서 신부님과의 어려움의 원인이 형제님의 심리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파악하셨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따라서 원인도 모른 채 해결책을 찾느라 힘을 빼는 수고로움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남성 어른과 대면해나가는 수고로움은 감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은 형제님께서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두려움과 긴장을 인정하면서 남성 어른들과의 직접적인 만남보다는 다른 이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에 참여하는 것과 같이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시길 권해봅니다. 동료 가운데 형제님의 그런 어려움을 잘 아는 사람이 도움을 준다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이 가능해진다고 해서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심리적 에너지를 모은 뒤 조금 더 다가서 보고 또 좀 덜 어려운 남성 어른들에게로 다가서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남성 어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성경 속에서 만나는 성조들의 모습이나 하느님의 모습 안에서도 그 모습을 찾아 묵상해보시는 것도 유익할 것 같습니다.



※ 문의 : 이메일 info@catimes.kr 을 통해 김인호 신부님과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김인호 신부 (대전가톨릭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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