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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기도하고 싶은데 분심 때문에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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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저는 50대 중반의 남성으로 기도할 때 분심 때문에 괴롭습니다. 본당단체에서 봉사도 하고 외적으로는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 같이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도가 잘되지 않습니다. 기도문으로 바치는 기도는 분심이 가득한 채 앵무새처럼 따라할 뿐이고 침묵 속에서 자유롭게 드리는 기도는 한 번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분심 없이 기도할 수는 없을까요?



대답입니다

하느님 소리 듣기에 더 집중하세요

교회의 많은 영성 지도자들은 기도에 대한 가르침뿐만 아니라 이를 방해하는 분심에 대해서도 가르쳤습니다. 왜냐하면 분심은 기도의 짝꿍이기 때문입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분심 또한 경험할 수 없기에 분심은 기도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오고 이를 잘 다루어가는 것 역시 신앙생활의 여정에 포함될 듯합니다. 여러 사이비 종교들이 명상과 과학적 방법들을 통해 초월을 체험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신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방법들을 무분별하게 따라하거나 혼합하는 경우들도 생겨 그리스인의 건강한 신앙을 위협하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분심’이란, 기도하는 우리의 마음이 갈라져 하느님의 현존을 깊이 체험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통 과거의 사건이나 현재의 걱정, 기억, 실수, 감정, 공상 등이 분심이 주된 내용이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기도 중에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싶어 하지만 이 분심들로 인해서 기도를 하고 나서도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찝찝한 마음을 지니곤 합니다. 형제님께서도 이와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요? 저는 형제님께 분심과 관련되어 두 가지의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감정을 담은 기도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기도를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하는데, 대화에는 이성뿐만 아니라 감정도 사용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감정은 솔직함을 전제합니다. 그렇지 못할 때 기도가 형식적이게 되고 반복된 행동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하느님, 내일 마감 날인데 걱정입니다. ‘두려워 말라’ 하시는데 아주 죽겠습니다.” 또는 “주님, 남편이 너무 밉습니다. ‘용서하라’하시는데 참 어렵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넘어져서 돈 들어가지 않을 정도만 다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기도해보면 어떨까요? 기도를 애써 좋은 말로 마무리하려 하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으로 기도하는 훈련을 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주를 했다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기도는 하느님께서 들어주지 않으시니까요.

둘째, 분심의 내용을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분심은 ‘나에게 하고 싶은 무의식의 소리’라고도 합니다. 그 소리는 기도하는 순간뿐 아니라 매우 다양한 순간들에 들려올 수 있습니다. 지나친 예민함으로 항상, 모든 소리에 대해서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씩은 기도 중에 반복되는 분심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단 기도 중에는 살짝 넘기셨다가 기도 후에 그런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형제님의 경우에 사업을 하시다 보면 일에 대한 생각들과 염려들이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계속해서 남아 있으면서 분심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형제님,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분심을 제거하여 탈혼의 상태를 체험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세상의 한 귀퉁이를 찾아오신 예수님의 모습처럼 분심과 잡념 속에서도 아주 작게나마 울려오는, 나와 세상을 향한 변방의 소리를 듣는 시간입니다. 기도시간에 잡스러운 마음을 비우려 하기보다는 하느님의 소리로 더욱 충만해지시는 신앙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문의 : 이메일 info@catimes.kr 을 통해 김인호 신부님과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김인호 신부 (대전가톨릭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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