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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묵주기도 이야기

묵주기도 유래와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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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비오 5세 교황은 묵주기도에 힘입어 레판토 해전에서 그리스도교 군대가 이슬람 군대를 물리친 10월 7일을 승리의 성모 축일로 제정했다. 그림은 ‘교황 성 비오 5세와 레판토 해전’.

 
신자들에게 묵주기도만큼 친숙한 기도도 없다. 선물로 가장 많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묵주다. 10월은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고, 주님 뜻에 합당하게 살 것을 다짐하는 묵주기도 성월이다. 그렇다면 묵주기도는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묵주기도의 기원은 초대 교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머리에 장미관을 쓰고 형장으로 나간 순교자들의 시신을 거두면서 꽃송이마다 기도를 바쳤다. 묵주의 다른 이름인 로사리오는 바로 이 ‘장미 꽃다발’을 뜻하는 라틴어. 초창기 은수자들이 작은 돌멩이나 곡식 낱알을 둥글게 엮어 하나씩 굴리면서 기도 횟수를 센 것에서 시작됐다는 설도 있다.

묵주기도가 틀을 갖춘 것은 13세기 도미니코 성인에 의해서다. 성모송을 150번 바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묵상하는 것이 ‘도미니코 묵주기도’이다. 성 도미니코는 이단 세력이 교회를 위협하자 이탈리아와 프랑스 각지를 돌면서 신자들에게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호소했다. 이에 신자들은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쳤고, 그 결과 이단 세력은 점차 줄어들었다.

오늘날과 같은 묵주기도는 15세기에 생겨났다. 알랑 드 라 로슈 수사(성 도미니코 수도회)는 1464년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강생과 수난, 부활에 따라 환희ㆍ고통ㆍ영광 등 세 가지 신비로 나눴다. 이 기도가 널리 퍼지자 1569년 교황 비오 5세가 15단 양식으로 묵주기도를 제정했다.

묵주기도가 급속히 확산한 것은 19세기 들어 곳곳에서 발현한 성모 마리아가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권고하면서부터다. 성모 마리아는 1830년 파리, 1858년 루르드, 1917년 파티마에서 발현할 때마다 묵주기도를 많이 바치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환희ㆍ고통ㆍ영광의 신비 15단을 바치던 묵주기도에 빛의 신비를 더한 이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2002년 10월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를 반포하면서 ‘세상의 빛’(요한 9,5)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활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를 추가했다. 이로써 신자들은 묵주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전 생애를 온전하게 묵상할 수 있게 됐다.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선포한 이는 1883년 레오 13세 교황이다.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한 것은 승리의 성모 축일(10월 7일)이 10월에 있기 때문이다. 이날이 축일로 정해진 데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진다. 1571년 그리스도교 군대가 이슬람 군대에 맞서 싸운 큰 전투가 코린토 인근 레판토 만(灣)에서 벌어졌다. 당시 성 비오 5세 교황이 그리스도교 연합군 원정대를 조직했는데, 이슬람 국가인 터키의 함대가 로마에 상륙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때 연합군으로 참가한 군인 가운데 한 명이 유명한 소설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스페인)다.

양측 해군이 전투를 치르는 동안 바람이 터키군에게 유리하게 불자 교황은 교황청에 있는 고위 성직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무릎을 꿇고 승리를 빌며 묵주기도를 바쳤다. 묵주기도 덕분이었을까. 그리스도교 군대가 대승을 거뒀다. 그러자 교황은 묵주기도를 바친 이 날을 승리의 성모 축일로 제정했다. 오늘날에는 묵주기도의 동정 마리아를 기념하는 축일로 지낸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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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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