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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교리학교 <2> 기도의 중요성, 조규만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시간 바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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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짜인 틀 속에서 기도할 시간을 찾는 게 무척 힘들어졌다. 사람들은 기도하는 시간을 낭비로 여긴다.

그렇지만 바쁜 시간 중에도 우리는 하느님께 기도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친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께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을 바쳐야 한다.



하루 한 시간 기도도 못 지켜

모세의 탄생은 그 자체가 기적이다. 하지만 모세의 탄생만 기적이 아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은 누구나 기적으로 태어났다. 수정은 3억분의 1 확률의 불가사의한 드라마가 아닌가? 그러기에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소신학교에 들어갔을 때 우리 동기생은 모두 100명이었다. 하지만 사제가 된 사람은 13명뿐이다. 하느님께선 나머지 87명은 사제가 되는 걸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런데 그게 우리 힘으로 된 게 아니다. 그 이면에는 어머니의 기도가 있었다.

사제품을 받기에 앞서 당시 교구장이신 김수환 추기경님과 3박 4일 피정을 했는데, 그때 추기경님께서 “자네 하루 한 시간씩 기도할 수 있나?” 하시기에, 무심코 “네!” 했다. 그런데 나중에 신부가 된 다음에 그 생각이 나 하루 한 시간씩 기도하려고 노력했지만 다 지키지 못했다. 하루 24시간 중 한 시간이면, 4.17다. 불과 5도 되지 않는데, 그마저도 하느님께 바치지 못하고 살아왔다.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마태 21,1-11)의 장면을 그려보자. 나귀가 ‘이들이 나의 주님을 이렇게도 환호하는구나!’ 하지 않고, ‘이들이 나를 이렇게 환대하는구나!’ 싶어 날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신학교에서 이런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하는데도 막상 사제품을 받고 본당에 나가면 떠받듦을 받는 생활에 사제들이 익숙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기도가 중요하다.

로마 유학 시절에도 박사 학위 논문으로 어떤 주제를 선택할지 막막했다. 이럴 땐 기도밖에 없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데 ‘그 나라가 오시며’, 요즘 기도문으로는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에서 딱 걸렸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 중 하나를 논문 주제로 잡았다.

수품 성구도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인데, 이게 다 주님의 기도 안에 있다. 그러고 보면 주님의 기도 덕에 사제도 되고 학위도 받고 주교도 됐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좋은 사제는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을 위해 기도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마음·정성·믿음으로 기도해야

「나니아 연대기」를 쓴 C.S. 루이스는 “공식 기도문은 △우리로 하여금 건전한 기도에서 벗어나지 않게 해주고 △마땅히 기도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알려 주며 △기도 예식을 가르쳐 주고 △건방짐을 바로잡아 준다”고 했다.

성령께서는 변하지 않는 기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그 표현에 있어 새로운 찬미, 청원, 전구, 감사, 찬양의 기도 등이 생겨나게 함으로써 교회에 기도 생활도 가르치신다. 그 절정은 예수님의 기도다. 주님의 기도는 마음으로, 정성으로, 믿음으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잘 보여준다.



정리=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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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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