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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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미술가들이 시각화한 인종차별과 불평등 현실

전시 ‘투데이 앤드 투모로우’ 인종차별과 노예무역 역사 등 부당한 현실 예술 언어로 고발 서울 가나아트센터, 8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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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크 윌리스 토마스, Four Little Girls (Gold and Black) II, 2019 With flash

▲ 래드클리프 베일리, Madagascar 1, 2016



특정 음식만을 골라 먹는 것을 ‘편식한다’고 한다. 하지만 편식은 때로 음식이 아닌 사람이 그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인종차별이 ‘인간 편식’인 셈이다.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인간 편식의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흑인이어서’ 또는 ‘아시아인이라서’.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그렇다.

2020년 5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애틀랜타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아시아계 여성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미국 사회에 ‘Stop Asian Hate(아시안 혐오를 멈춰라)’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확산하는 모양새다. 차별받을 이유를 지닌 사람은 없는데도 인종차별은 여전히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묵상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전시에 주목해보자.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투데이 앤드 투모로우(Today and Tomorrow)’다. 전시에는 행크 윌리스 토마스, 오딜리 도널드 오디타, 폴 앤서니 스미스, 래드클리프 베일리, 라샤드 뉴섬, 사치 호이트 등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작가들은 모두 흑인이다. 흑인 작가라고 규정짓는 것 자체가 사회적 편견의 굴레에 갇혀 있는 인식의 표현일지 모른다. 하지만 가나아트센터는 “이들이 뿌리에 대한 탐구를 통해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담론을 추동한 것과 같이 이러한 지칭이 현시대의 모순점을 드러내고 추후 피부색으로 작가를 분류하지 않는 시대의 도래에 유의미한 이바지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가나아트센터는 이들의 작품을 흑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결부시켜 살펴보고자 했다.

작가들은 흑인 작가로서 스스로의 정체성에 주목해 이를 작품으로 시각화하고 사회적 불평등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부각시키는 활동을 지속해왔다. 인종차별의 부당한 사회적 현실을 마주하고 부당한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한 작품을 통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다른 연령대, 출생지를 배경으로 하는 작가들을 연결하는 주제는 아프리카 디아스포라(African Diaspora)다. 아프리카 디아스포라는 노예무역에 의해 강제적으로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야만 했던 이들을 일컫는다. 전시 참여 작가들은 직접적으로 이주를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조상의 역사를 들여다봄으로써 이를 체화했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한발 앞서 현시대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각자의 예술 언어를 통해 이를 고발해왔다. 이번 전시가 그들이 현재 마주하고 있는 오늘의 과제에 공감하고 미래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나가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전시는 8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울시 종로구 평창로 30길 28) 1,2,3관에서 열린다. 회화, 영상, 사진, 조각 등 30여 점이 전시된다.

문의 : 02-720-1020, 가나아트센터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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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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