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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대전교구 황새바위순교성지 무덤경당 27년만에 재설계한 건축가 김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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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경당, 순교자들 보시기에 참 좋은 곳으로 탈바꿈하다
1985년 재원부족으로 원설계대로 짓지 못한 무덤경당
원래 설계대로 통돌쌓기방식으로 다시 지어 20일 축복
지하무덤에 새로 관과 제대 설치키로, 벽화도 제작예정


   1970년대 말만 해도 충남 공주시 금성동에 있는 황새바위 순교성지는 동네 아이들 놀이터였다.

 그 언덕에서 십자가와 묵주가 발굴되자 당시 중동본당 주임이던 김동억 신부가 부지 8146㎡(2464평)를 매입했다. 이어 1985년 교동본당 초대 주임 조장윤 신부가 1000만 원을 들여 순교탑과 무덤경당을 갖춤으로써 성지로서 모습을 드러냈다. ,


 
▲ 새로 지은 황새바위성지의 명품 무덤경당.
 

 
▲ 건축가 김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
 
 
 그때 이들 건축물을 설계한 사람은 김원(안드레아, 69) (주)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였다. 그런데 최근 김 대표가 무덤경당을 다시 설계했다. 당시 본당 재정이 열악해 통돌로 쌓으려고 한 설계의도대로 짓지 못하고 콘크리트 구조물에 판석을 붙여 `임시로` 지었던 무덤경당을 27년 만에 원래대로 재설계해 짓고 20일 축복식을 갖게 된 것.

 "공주는 당시 영남과 호남, 충청 3남의 접합점이었어요. 박해시대에 3남에서 체포된 신자들은 대부분 공주감영에서 순교했습니다. 국사범만 한양으로 올려보내는 식이었죠. 당시 성지를 관할하던 교동본당이 가난해 저는 무료로 설계도면만 그려주고 끝내려고 했다가 신자들의 노력봉사에 감동해 공사감독까지 했어요."

 이름이 알려진 순교자만 337위에 달하는 역사의 현장 황새바위성지 무덤경당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재정이 부족하다보니 무덤경당을 단순하고 간결한 형태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규모도 가로 480㎝에 세로 540㎝, 높이 360㎝로 그의 설계작품 가운데 가장 작은 건축물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건축학계에서 시쳇말로 히트를 쳤다. 건축가협회에서 상도 받았고, 건축학도라면 누구나 봐야할 국내 미니멀 건축(Minimal Archi tecture)의 대표작으로 꼽히게 된 것.

 "돈도 없고 돕지도 못해 안타깝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옛 교우들이 눈에 선합니다. 그동안 외벽에 붙인 판석이 떨어지고 비가 새 수시로 보수를 해야 했어요. 이러다보니 무덤경당을 원래대로 짓는 게 숙원사업이 됐어요."

 새 무덤경당은 원 설계대로 4억 5000만 원을 들여 보령 오석 통돌쌓기 방식으로 세워졌다. 당시 최종태(요셉, 80) 서울대 교수가 무료로 제작, 봉헌한 통고의 성모(Pieta)상은 다시 지상층 원래 위치에 세웠다. 또 새로 지은 지하무덤(묘실)에는 관과 제대를 설치하고, 한국화가 이종상(요셉, 73) 서울대 명예교수에게 의뢰해 `순교와 부활`을 주제로 벽화를 제작키로 했다.

 "황새바위 언덕은 원래 순교자들의 피가 스며든 무덤 자체입니다. 신앙 선조들이 순교하는 날이면 그걸 보러 공산성이 흰 옷을 입은 사람들로 하얗게 뒤덮였다고 합니다. 순교자들 영혼이 부활해 하늘나라로 가도록 내부를 더 보완해 보석 같은 명품 경당으로 완성하겠습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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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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