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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영성] 15. 열린 손으로(상)

손을 펴고 침묵 중에 하느님과 만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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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 손으로(헨리 나웬 신부 지음/성바오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영성가 헨리 나웬 신부가 기도에 관해 들려주는 이야기다.

 나웬 신부는 기도를 하려면 먼저 괴로움, 미움, 질투, 실망 등을 움켜쥔 손을 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를 바친다.

 "사랑하는 하느님, 움켜쥔 주먹을 펴는 것이 저는 두렵습니다. 제가 의지할 그 어느 것도 더는 갖고 있지 않다면 도대체 저는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제가 빈손으로 당신 앞에 선다면 도대체 저는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비오니 주님, 제가 차츰 제 손을 펴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제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저 자신이 아니라 주님께서 제게 주고자 하시는 것이 바로 저 자신임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주님께서 제게 주고자 하시는 것은 사랑임을, 조건 없는 영원한 사랑임을 깨닫게 해주십시오. 아멘."

 움켜쥔 손을 폈다면, 침묵에 익숙해져야 한다. 나웬 신부는 소음이 당연한 것이 되고, 침묵은 성가신 것이 돼버린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침묵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침묵으로 초대받을 때 두려워하거나 당황해 한다며 "수많은 소음의 지배를 받고 사는 사람은 내면과 접촉하기를 잊어버린 듯하다"고 했다.

 기도하려면 조용히 잠잠하게 자신 안에 머무를 줄 알아야 한다. 내면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그곳에 머물고자 하는 열망은 더 깊어진다. 나웬 신부는 "깊은 침묵을 통해 기도란 무엇보다 받아들임을 의미한다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면서 "기도는 열린 마음으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열린 마음은 노력 없이 저절로 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의 한계성, 의존성, 나약함 등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기도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하느님 숨결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새롭게 하며 항상 삶의 지평을 넓힐 준비를 하고 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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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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