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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영성] 19. 황혼의 미학(중)

외적 가치 놓아버릴 때 더 많은 열매 맺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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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의 미학(안셀름 그륀 신부 지음/분도출판사)
 
  우리 인생은 놓아버림의 연속이다.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을 붙잡고 있을 수 없는 것만 봐도 그렇다. 성장하고 새로워지려면 오래된 것을 끊임없이 놓아버려야 한다.

 노년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놓아버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놓아버리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고통스러워진다. 일, 능력, 임무, 자신의 비중을 놓아버리면 자신이 더 작아진다고 여기곤 한다. 이런 이들에게 안셀름 그륀 신부는 "외적 가치를 놓아버릴 때 더 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고 조언한다.

 자기 삶을 기꺼이 놓을 수 있는 것은 주어진 삶을 충실히, 치열하게 살아냈을 때 가능하다. 한 번도 제대로 살지 않은 사람은 자기 삶을 놓을 수 없다.

 "인생 전반기에는 치열하게 싸우고 씨름하는 것이 당연하다. 인생 후반기에는 놓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삶을 게을리한 사람은 늙어서 놓을 게 하나도 없다. 그런 사람은 평생 살아내지 못한 삶을 아쉬워할 분이다."

 그륀 신부는 "재산, 건강, 관계, 성(性), 권력, 마지막으로 자아를 놓아버려야 한다"면서 "죽을 때 가진 것을 남김없이 다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것은 결국 자아를 버리기 위한 연습이기도 하다. 그륀 신부는 "최종적으로 노년에는 자아를 버려야 한다"면서 "이것은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했다. 자아를 버리고 자신 안에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일은 영적 도전이다.

 "내가 관심의 중심에 있지 않으며,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고 이제는 권력도, 영향력도 없다는 사실을 수긍할 때라야 자아를 버릴 수 있다.(…) 그러면 내ㆍ외적 가난을 고통이 아니라 마음의 자유로 경험한다. 자아를 버린 사람만이 진정 자유로우며 그의 내면은 하느님이 다스리시게 된다."

 집착하는 어떤 것을 빼앗겼을 때 애통해하지 말고, 그 안에서 하느님이 역사하고 계심을 깨달아야 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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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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