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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서재] 「윤석중 시선」(지식을만드는지식)

‘동요의 아버지’ 윤석중 선생의 시와 동심에 대한 신념 조망/ 아동문학·문화에 평생 헌신/ 가족애·자연애·서민성 핵심으로 세상에 대한 사랑 밝게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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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신을 신고 / 뛰어보자 팔짝 /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 엄마 앞에서 짝짜꿍 / 아빠 앞에서 짝짜꿍

-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글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 멜로디가 흥얼거려진다. 누구나 한 번쯤 불러봤을 세 동요는 동요작가 고(故) 윤석중(요한·1911~2003) 선생의 작품이다.

동요의 아버지라 불리는 윤석중 선생은 평생을 아동문학과 아동문화에 헌신한 인물이다. 그는 1932년 첫 창작 동요집 「윤석중 동요집」을, 1933년에는 최초의 동시집 「잃어버린 댕기」를 출간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2003년에 별세하기까지 1300여 편에 가까운 시를 남겼다. 더불어 동심과 만물에 대한 사랑을 맑고 밝은 시어로 노래한 그의 시는 800여 편의 동요로 만들어져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최근 그의 시와 동심에 대한 신념, 그의 시 세계의 특징을 조망한 「윤석중 시선」(노현주 엮음/110쪽/1만6000원/지식을만드는지식)이 출간돼 관심을 끈다.

방대한 윤 선생의 시 세계는 가족애, 자연애, 서민성의 키워드를 통해 전반을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시에는 엄마에 대한 애착뿐만 아니라 누나와 아이, 형제애 등이 자주 등장한다. ‘눈도 채 뜨기 전에’와 같은 시에서는 유아의 엄마에 대한 애착이 유아의 일상을 통해 표현되고 있으며, ‘사과 한 개’와 같은 시에서는 언니가 어린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사과를 매개로 애잔하게 나타난다.

인간의 유년과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동심을 자연애와 동일시하는 관점을 보여주는 시들 또한 윤 선생 시 세계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이 시들 중에는 가락을 붙인 동요로 만들어져 익숙한 동시들이 많다. ‘바람’, ‘낮에 나온 반달’, ‘이슬비 색시비’, ‘숨바꼭질’, ‘사슴아 사슴아’ 등의 동시들은 자연물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인간화함과 동시에 이들의 속성이 인간의 선한 본성과도 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어른들의 노고에 대한 연민은 ‘바람’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윤 선생의 동시 세계에서 서민들의 생활은 매우 친근한 것으로 그려진다. 언니가 쓰던 물건을 물려받아 쓰는 동생의 불평을 그린 ‘언니의 언니’는 자신의 처지를 언니에게 경험하게 하고 싶은 아이의 천진한 마음이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평생을 어린이의 마음으로 살고,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자 했던 윤석중 선생은 생전에 “어린이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즐겁다”고 말했다.

“어른들의 위선 속에서 자라면서 어린이가 어린이다워지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지요. 어른들이 거짓을 벗어던진다면 어린이는 어린이다워질 것입니다. 동심이 상처받고 시들지 않도록, 파란 마음에 멍들지 않도록 그대로 놔두십시오.”

어쩌면 윤석중 선생의 작품은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사는 오늘날 어른들에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조대형 기자 (michael@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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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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