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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영성] 57. 신앙과 사랑의 위기는 영적 성장의 기회

신앙의 위기 사랑의 위기 (토머스 키팅 지음/바오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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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사춘기와 성년기에 위기와 혼란을 겪는다. 어린이가 청년으로, 청년이 어른으로 변하는 이때엔 엄청난 변화도 함께 뒤따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은 온몸과 마음으로 사는 게 무엇인지를 깨달아간다. 영적 성장도 이와 마찬가지다. 성장통을 겪어야만 한층 성숙한 영적 생활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은 신앙과 사랑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이 같은 위기가 오히려 영적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향심기도를 만든 토머스 키팅(미국 시토회) 신부로, 그는 "우리가 밝은 면을 보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정상적인 과정임을 굳게 믿기만 한다면, 신앙의 위기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속에 한층 깊이 파고들도록 초대하는 기회가 된다"고 했다.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올바른 영성생활을 알려준다.

 우리는 고통 중에 하느님께 매달리지만, 하느님께서 응답을 주시지 않는다고 실망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키팅 신부는 마귀 들린 딸을 고쳐 달라고 예수님께 호소하는 가나안 여자(마태 15,21-28 참조)를 예로 든다. 그 여자는 예수님께 두 번이나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예수님 앞에 엎드리며 자신이 예수님의 기적을 바랄 자격이 되지 않음을 인정했다. 키팅 신부는 "예수님께서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 바로 이 같은 영웅적 신앙행위였다"고 설명한다.

 "만일 그분이 곧바로 화답하여 첫 번째나 두 번째 간청을 듣는 대로 응하셨다면 그녀는 이토록 높은 정상까지는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영적 성숙에 도달하려면, 신앙을 키워 나가려면 이 길 외에 달리 갈 길이 어디에 있겠는가."

 어찌 보면 주님은 우리가 더욱더 납작 엎드리기를 요구하시는 듯하다. 마음에서 진실로 우러나오는 부르짖음을 외면하시는 듯하다. 바로 이때 우리가 정당하게 은총을 요구할 권리가 하나도 없다는 현실을 깨닫는다면, 주님께선 비로소 손을 내밀어 주신다. 신앙의 위기에 처했을 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는 마음가짐은 당신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시건 간에 당신 자비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오직 깊은 신앙만이 겉으로 드러난 거절을 꿰뚫어보고 거기에 깃든 사랑을 느끼고 온전히 자신을 맡길 수 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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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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