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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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신부의 '참된 자아와 하느님을 찾아가는 길' 특별 영성강연 지상중계 (상)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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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과 욕망 잘 다스려야 참된 자아 찾고 내적 평화 누릴 수 있어

   21세기 영성의 대가 안셀름 그륀(Anselm Gr??n, 성 베네딕도 수도회) 신부의 `참된 자아와 하느님을 찾아가는 길` 특별 영성 강연이 2일부터 이틀간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렸다.
 
서울대교구 전진상 교육관 개관 50돌을 맞아 마련된 이번 강연은
▲제1강의 :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의 9가지 로기스모이에 관한 가르침
▲제2강의 : 사막 교부들이 생각과 정서를 다루는 길
▲제3강의 : 두려움을 다루는 영적 길
▲제4강의 : 우울증을 다루는 영적 길
▲제5강의 : 치유의 길로서의 관상
▲제6강의 : 영적 그리고 치료적 동반
▲제7강의 : 구원의 책인 성경 순
으로 진행됐다.
 
강연 내용을 3회에 나눠 연재한다.
통역은 대구가톨릭대 종교학과 교수 전헌호 신부가 맡았다.
 

▨ 제1강의 :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의 9가지 로기스모이에 관한 가르침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345~399년)는 수도자로서 상당한 학식을 겸비한 영적 저술가였다. 그러나 그는 유혹과 욕망에 시달리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감정과 욕망에 대한 전문가가 됐다. 그는 사람의 아홉 가지 욕망을 `9가지 로기스모이에 관한 가르침`으로 설명한다.
 에바그리우스는 인간의 욕망을 본능적ㆍ감성적ㆍ정신적 욕구로 분류했다. 본능적 욕구에는 식욕, 성욕, 물욕의 본능이 있다. 식욕은 삶을 즐기게 하며 성욕은 삶을 생기가 넘치도록, 물욕은 우리 삶을 안전하게 한다. 그러나 본능에 중독되면 식욕은 탐식이 되고 성욕은 방탕, 물욕은 소유욕으로 변한다. 본능에는 두려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식욕은 `굶지는 않을까`, 성욕은 `사랑받지 못하면 어쩌나`, 물욕은 `가난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출발한다.
 감성적 욕구에는 슬픔, 분노, 게으름(아케디아, Akedia)의 감정이 존재한다. 슬픔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느끼는 자신에 대한 연민이다. 슬픔은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비애와는 다르다. 분노는 내적 분열에 이르게 하고 세상에 대해 도전하게 한다.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면 내면의 공격성이 파괴적인 힘으로 분출된다. 아케디아는 흥미가 없는 상태로 가장 위험한 감정이다. 아케디아는 순간에 존재하는 능력의 결핍을 의미한다. 본능적 욕구는 중독되느냐, 자유롭게 되느냐가 관건이지만 감성적 욕구는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과제다.
 영적 욕구는 명예욕과 시기심, 교만이 존재한다. 명예욕을 추구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평가로만 살아간다. 이들은 칭찬받고 이해받길 바란다. 시기심은 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한다. 시기심에는 누구보다 더 많은 성취를 이뤄내고 싶은 욕구가 있다. 교만은 자신의 진면목 보기를 거부하게 한다. 교만한 사람은 자신에 대한 이상적 표상만을 가지고 있다.
 이 9가지 욕망에 대한 가르침은 영적인 길로 향하게 하는 도전이다. 궁극적으로 이 가르침의 목표는 하느님과 일치에 있다. 하느님과 일치를 위해선 삶에서 이 9가지 욕망을 평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잘 다스려나가야 한다.
 
 ▨ 제2강의 : 사막 교부들의 생각과 정서들을 다루는 길, 생각과 느낌들의 대화

 초기 수도자들은 이 욕구들을 다루는 5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첫째는 안티르헤티콘(antirrheticon) 방법이다. 에바그리우스의 저서 「안티르헤티콘」에는 유혹의 말을 물리칠 수 있는 성경 구절이 기록돼 있다. 이 방법의 첫 걸음은 부정적인 생각을 인지하는 것이다. 두 번째 걸음은 치유의 성경 말씀을 찾아 내면에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다. 성경 말씀은 우리의 생각을 바꾼다.
 두 번째 방법은 생각과 대화하는 것이다. 모든 생각과 욕구들이 찾아오면 억압할 것이 아니라 허락해 삶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 내 안에 일어나는 생각과 욕구와 친밀하게 지내면 그것들이 지닌 긍정적 힘을 발견하게 된다. 문제가 있는 곳에 자신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 보물은 참된 자아에 대한 표상이다. 성욕이 문제라면 스스로 생명력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문제를 깨달아야 참된 자아를 찾고 내적 평화를 누릴 수 있다.
 세 번째 방법은 비동질화다. 로베르토 아사지올리가 제시한 개념이다. 내 짜증을 스스로 관찰할 수 있다면 내면은 짜증으로부터 물들지 않은 상태다. 물들지 않은 곳은 하느님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머리와 가슴은 감정에 반응하지만 내면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곳에는 감정의 욕망이 힘쓸 수 없다.
 네 번째는 싸울 것인가 평화를 맺을 것인가다. 에바그리우스는 감정과 싸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다뤄 그 안에 있는 힘을 영적 삶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욕망과 대항해 싸워 억압하면 결국 욕망에 의해 지배된다.
 다섯 번째는 집 안에 머물기다. 에바그리우스는 방 안에 홀로 머물 것을 제안했다. 방에 머물면서 유혹을 제대로 바라보고 유혹 안에 있는 깊은 동기를 파악한다. 그러면서 유혹들이 자신에게 남겨놓은 상처를 발견한다. 유혹과 상처를 하느님의 빛에 드러내 놓는다.
 수도자들은 욕망을 극복하는 여러 방법을 개발했다. 공통적인 것은 욕망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라는 것이다. 욕망이 없다면 수도자들의 삶은 아무런 힘이 없다. 영적 길의 중요한 부분은 욕망을 잘 다스리는 것과 같다. 욕망을 다스리는 것은 아래로부터의 영성의 한 부분이다. 감정과 욕망들 안에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씀하시고자 한다.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 사람은 하느님의 진면목을 만나, 하느님 안에서 참된 자신의 모습을 만날 것이다.

정리=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사진=백영민 기자 heelen@


▨ 안셀름 그륀 신부 약력
 △1945년 독일 융커하우젠 출생
 △1964년 독일 뮌스터슈바르짜흐 성 베네딕도 수도회 입회
 △1965~1974년 성 오틸리엔 대학(철학), 로마 성 안셀모 대학(신학) 수학
 △1991년~ 현재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제와 수도자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
 △주요 저서 : 「아래로부터의 영성」 「행복한 선물」 「하늘은 네 안에서부터」 「삶의 기술」 등 80여 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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