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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임은요] (2) 서울 명일동본당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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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성체등이 켜져 있는 감실을 마주한 앉은뱅이 책상 9개 각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성서 한권 졸고 있는 건지 아니면 무슨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알듯 모를 듯한 진지한 표정으로 묵상에 잠겨 있는 신자들….

 서울 명일동본당(주임 김윤태 신부) 성체조배실 풍경이다. 기도에 익숙하지 않은 이에게 책상다리로 앉아 꼼짝 않고 한시간 동안 성체조배를 하라는 것은 고문에 가까운 주문이다. 잠시라도 꿈쩍거리지 않으면 몸살이 나는 어린이들에게는 성체조배가 차라리 큰 벌이다.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마냥 지루할 것만 같은 성체조배가 조배회원들에게는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성체에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찾아뵙는 것이 성체조배입니다. 성체를 영하는 이유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과 닮기 위해서죠. 성체조배는 예수 그리스도를 내 안에 온전히 모실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봅니다. (홍영미 로사리아)
  처음에는 나 에 대한 생각만 가득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하느님 말씀에 점점 더 귀기울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평화로워져요. (현영희 막달레나)
 아이들의 반응도 들어보자.
  일주일에 한번 한시간 조배하는데요 처음에는 앉아 있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은 예수님이랑 같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저절로 편해져요. 싸웠던 친구도 용서가 되고요. (유혜승 아녜스 초등학교 6년)
  4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성격도 차분하게 변하는 것 같고 정신 집중이 잘돼 학교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박수현 크리스티나 중 1년)
 성체조배가 성적을 올린다? 귀가 번쩍 뜨이는 대목이다.
 지난 1998년에 창단된 명일동본당 지속적인 성체조배회(회장 이임경 실비아)는 서울대교구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활동을 자랑하는 성체조배회다. 우선 수에서 그렇다. 현재 회원은 370여명으로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가운데 10가 넘는다. 두드러진 특징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청소년 회원이 36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학교 가랴 학원 가랴 웬만한 어른들보다 더 바쁜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성체조배에 참석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청소년들이 체계적으로 성체조배하는 본당은 명일동이 유일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싶다.

 명일동본당 성체조배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회원들이 지정된 시간에 돌아가며 조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물론 원하는 시간 아무 때나 조배할 수 있지만 조배실 분위기를 흩뜨리지 않게 조배자들이 한시간 간격으로 전원 순환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그래서 잠시 조배하는 신자는 조배실과 유리창으로 구분된 대기실에서 조배하다 돌아가곤 한다.

 명일동본당 성체조배회가 회원 수나 활동 면에서 두드러진 비결은 뭘까. 조배회측은 기본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본당 사목과 본당 신부 수녀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을 꼽았다. 매일 6시 새벽미사 후 사제가 조배실 감실 문을 여는 한편 매월 첫 목요일 저녁 미사를 성체신심미사로 봉헌하고 성시간을 갖는 등 본당 전체가 성체조배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또 조배회는 매년 초 기도하며 기도를 배웁시다 는 제목으로 성체조배 기초교육을 실시하는데 매년 평균 25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신자들 열기도 뜨겁다. 그 이면에는 순명 정신으로 기쁘게 봉사하는 봉사자 30여명의 열정과 숨은 공이 배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워낙 활성화되어 있고 또 일을 잘 하다 보니 본당에 큰 행사만 생기면 차출 1순위가 바로 성체조배회다.

 이임경 회장은 다른 단체와 달리 가족이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단체가 바로 성체조배회 라면서 신자들이 성체조배에 맛들여 예수 그리스도와 좀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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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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