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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사제들에 큰 울림 전하는 故 맹상학 신부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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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54세. 한창 사목일선에서 하느님의 목자로 살아가야 할 신부가 1월 31일 하느님 곁으로 돌아갔다. 대전교구의 고(故) 맹상학(마르첼리노) 신부는 마지막을 준비하며 “다시 태어나도 하느님 사제로 살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사제를 추모하며 ‘내가 사랑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라는 맹 신부의 유서가 동료 사제와 신자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지병으로 천안불당동본당 주임을 끝으로 1월 19일부터 요양에 들어간 맹상학 신부. 그는 병세가 악화된 1월경 남겨진 이들에게 글을 남겼다. 고인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마음 때문에’ 두렵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믿고 섬기고 사랑했던 그분을 이제 곧 만날 수 있다는 ‘마음 덕분에’ 설렌다”고 유서를 시작했다. 이어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담아 “외로워하시는 어머니 곁에 있어주지 못하고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어머니가 힘들 때마다 천사가 돼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 곁에 머무를 것”이라고 적었다.

결코 넉넉하지 않았을 사제의 삶이지만 맹 신부는 자신이 떠난 뒤 모든 것을 나눠 달라고 요청했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 주십시오…. 쓸 수 있는 장기는 필요한 사람에게 주시고 각막은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에게 선물해주십시오. 제 각막을 갖게 되는 사람은 여생 동안 사랑스럽고 행복한 것만 바라보길 원합니다.”

긴 고민 끝에 고인이 적었을 유서의 끝은 용서를 청하며 마무리된다. “수행이 부족해 더 가난하게 살지 못하고, 더 나누면서 살지 못하고, 더 용서하며 살지 못하고, 더 겸손하지 못하고, 더 사랑하며 살지 못해서 나와 관계를 맺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으로, 교회의 종으로 살게 해주셔서 사는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더 가난하게, 더 겸손하게, 더 사랑하며 살지 못했다는 사제의 고백은 남은 이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대전교구 김대건(베드로) 신부는 추모사를 통해 “하느님을 위해 온전히 투신하려던 형의 마음을 헤아리며 형을 기억하는 모든 분들이 좋은 추억만 간직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드릴 것”이라며 “그러니 이제 세상 모든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하느님 곁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자들도 고인을 추모하며 “착한 사제로 오롯이 양들만을 사랑하며 사신 삶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신부님의 유서를 읽으며 낮아지고 수행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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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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