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자 앱 ‘가톨릭 하상’이 4월 9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공개됐다. 이제 성사 정보 확인은 물론이고 교무금 납부, 미사 예물, 주일 헌금 등 본당 사무실 업무가 스마트폰 하나면 가능하다.
가톨릭 하상은 다양한 본당 업무부터 개인 기도생활에 이르기까지 가톨릭신자들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한 곳에 모은 앱이다. 그동안 신자들을 위한 다양한 앱이 나왔지만, 교적과 연동해 성사 정보를 열람하고 교무금, 미사 예물, 주일 헌금까지 봉헌할 수 있는 앱은 세계에서도 최초다.
전국전산담당사제회의(의장 최장민 도미니코 신부, 이하 전산사제회의)가 개발한 가톨릭 하상은 특히 일부 본당, 일부 교구가 아니라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이런 앱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개통한 ‘차세대 본당양업22시스템’ 덕분이다. 본당양업22시스템은 기존 교구 전산망과 본당 전산망을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로 재구축한 시스템으로 모바일 기기와도 유기적으로 연동하도록 설계됐다. 본당에서 교회 정보를 다루는 시스템은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에게서, 신자 개인이 교회 정보에 접근하는 시스템은 평신도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정하상(바오로) 성인에게서 이름을 따왔다.
이 과정에서 각 교구는 교구가 독립적으로 관리하던 교적 정보를 시스템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한 신자의 세례, 견진, 혼인 등의 성사기록이 서로 다른 교구에 있어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전산사제회의는 우리은행과 협업으로 가톨릭 하상에 ‘가톨릭페이’도 구현했다. 가톨릭페이는 교무금, 미사 예물, 주일 헌금 등 다양한 봉헌을 모바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충전식 카드다. 우리은행은 본당양업22시스템, 가톨릭 하상 개발비용을 후원했을 뿐 아니라 수수료 없이 가톨릭페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AI) 챗봇,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등 최신 정보기술(IT)이 적용된 점도 눈길을 끈다. ‘가톨릭 하상’에 도입된 인공지능 챗봇은 현재 앱 기능 안내 정도의 간단한 이용만 가능하지만, 앞으로 「한국가톨릭대사전」 등 가톨릭 데이터베이스를 입력해 가톨릭 관련 지식을 답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가톨릭 하상으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기능으로 교구·대리구·본당 등의 단위로도 분석이 가능해, 사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가톨릭 하상에서는 신자들이 자기 기도생활이나 성지순례, 교육 등도 기록할 수 있어 자기 신앙생활 점검에 유용하다. 또 교육·행사 출석확인, 동일한 지향으로 기도한 횟수를 모으거나 집계하는 기능도 구현돼 공동체 차원의 다채로운 활용이 기대된다.
전산사제회의 의장 최장민 신부는 “예전부터 신자들이 사무실에 가지 않고 편리하게 교무금 등을 납부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요청이 있었지만, 교적과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도, 기술도 부족했다”면서 “신자들을 위해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만들어낸 가톨릭 하상을 많은 분들이 편리하게 사용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톨릭 하상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교적과 연동하는 앱 가입과 금융권과 연동하는 가톨릭페이에 가입하면 누구든 사용가능하다. 다만 아직 일부 교구에서는 가톨릭페이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