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순교자공경위원회(위원장 최민호 마르코 신부)는 5월 26일 양주순교성지에서 교구 하느님의 종 및 순교사적지에 대한 심포지엄 ‘신앙의 유산 조명-거룩한 발자취를 따라’를 열었다.
교구 교회사연구소(소장 최민호 신부)가 주관한 이날 심포지엄은 교구 내 순교자 및 사적지와 관련된 사료들을 연구하고 그 성과를 축적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는 축사에서 “순교자의 피는 우리 신앙의 씨앗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오늘 심포지엄 발표 내용을 듣고 신앙 안에서 실천으로 옮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하대학교 사학과 양인성(대건 안드레아) 박사는 제1발표 ‘하느님의 종 황사영 알렉시오의 한국교회의 평가-황사영의 「백서」를 중심으로-’를 맡아 황사영에 대한 교회 안팎의 평가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설명했다.
양인성 박사는 “「백서」 내용 중 ‘서양의 큰 배를 청한다’는 부분 때문에 오랜 동안 황사영은 교회 안에서는 물론 교회 밖에서도 부정적인 인물로 인식됐다”면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황사영의 공과를 분명히 밝히는 것으로, 황사영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외면하거나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제안했다.
해미국제성지 신앙문화연구원 서종태(스테파노) 박사는 ‘양주 지역 천주교사 연구’와 ‘하느님의 종 피 가타리나의 신앙 활동과 순교 및 유해의 향방’을 주제로 제2발표를 맡았다. 서 박사는 교회사 사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양주에 천주교가 처음 전파된 시기는 1827년 이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서 박사는 사료 확인을 통해 본래 양주 출신이거나 양주에 일시 거주한 뒤 타 지역에서 순교한 신자는 홍성국(요한), 홍 스타니슬라오, 여 데레사 등 모두 6명이라는 사실도 제시했다.
서 박사는 계속해 ‘하느님의 종’ 피 가타리나와 순교자 이필선(베드로)의 무덤이 이장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묘비에 새겨진 기록을 통해 피 가타리나는 1878년 2월 4일, 이필선은 1868년 8월 30일 순교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는 이들의 묘비만 남아 있다.
영남대 김정숙(소화 데레사) 명예교수는 마지막 발표 ‘갈곡리·신암리 ‘하느님의 종’들의 생애와 한국전쟁의 과제-김정숙 수녀·김치호 신부·이춘근 신부’에서 “이들 세 분은 어느 순간에 순교한 것이 아니라 5년 동안 능욕, 천시, 억압, 무신론의 공격을 견뎠고 마지막에 목숨을 바쳤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의 종들인 이들 세 분은 경기도 북부 신앙의 중심지인 파주 갈곡리와 양주 신암리에 터를 두고 살았다”며 “갈곡리와 신암리는 한반도가 통일되면 한반도의 중앙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통일을 준비하고 그 이후를 대처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