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함께하는 10일의 밤
일리아 델리오 수녀 지음
가톨릭출판사
인간이 가장 갈망하는 것은 행복과 자유다. 우리는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다. 모든 것을 증명하고 수치화하려는 시대인 만큼 더 많은 부, 더 넓은 집, 더 좋은 차를 바란다. 이러한 문화는 원하는 모든 걸 가지는 게 행복이고, 바라는 것을 쟁취하는 일이 자유라고 믿게 한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과 자유가 그런 것일까?
일리아 델리오 수녀(프란치스코회)가 쓴 「주님과 함께하는 10일의 밤」은 참된 행복과 자유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이 신앙의 길과 관련되어 있음을 밝히는 책이다. 하느님의 뜻을 다룬 책은 많다. 이 책은 우리가 그 뜻을 알게 될 때 자유로워진다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우리는 하느님을 중심에 모시는 피조물이다. 정말로 이것이 사실이라면, 하느님께서 말씀하실 때 그분의 음성을 알아차리는 데, 하느님께서 우리 앞에 나타나실 때 그분의 현존을 알아차리는 데, 하느님께서 어루만져 주실 때 그분의 포옹을 알아차리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시더라도 우리는 그분을 알아차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는 모든 곳에서 하느님을 알아볼 수 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90쪽 ‘갈망’ 중에서)
책은 하느님을 향한 여정을 단 열흘로 압축했다. 첫째 밤- 하느님을 깨닫기 / 둘째 밤- 기도하며 하느님과 관계 맺기 / 셋째 밤- 하느님의 뜻 식별하기 / 넷째 밤- 영적 식별의 어려움 느끼기 / 다섯째 밤- 매 순간 하느님 선택하기 / 여섯째 밤- 하느님께 모든 것 맡기기 / 일곱째 밤- 늘 감사하기 / 여덟째 밤- 영적 자유 체험하기 / 아홉째 밤- 성령 안에서 살기 / 열째 밤- 참된 사랑 실천하기
저자는 아우구스티노, 프란치스코, 보나벤투라, 이냐시오 등 위대한 영성가들의 다양한 통찰을 기반으로 열흘간 각자 자기 삶의 단계에 맞춰 하느님을 만나고 진정으로 그분을 모실 기회를 얻도록 전개한다. 매일 새로운 주제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날 이야기한 것을 조금 더 심화하는 방식으로 구성했고, 묵상을 돕는 질문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돈, 소비문화, 물질적 성공에 몰두하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할 길, 진정한 행복과 자유가 무엇인지 깨닫도록 안내한다.
일리아 델리오 수녀는 미국 뉴저지 럿거스대학에서 약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뉴욕 포담대학교에서 역사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교회사를 비롯해 프란치스코 영성 및 보나벤투라 영성을 연구했다. 현재 빌라노바대학교 신학부 석좌교수로, 여러 나라에서 진화와 인공지능, 의식, 문화와 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폭넓게 강의하고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