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국회엔 인간의 생명을 좌우할 법안이 2건 걸려 있습니다.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효력을 잃었지만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고요.
지난해엔 안락사와 다름 없는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됐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생명주일 미사에서 생명을 외면하는 국회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신자들에게는 ‘양심의 법’에 따라 생명을 지켜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김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명동대성당 중앙 통로를 걸어가며 신자들에게 성수를 뿌립니다.
13번째 생명주일을 기념하는 ‘생명을 위한 미사’는 성수 예식으로 시작됐습니다.
정순택 대주교는 강론에서 국회를 향해 20분간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정 대주교는 낙태법 공백이 2년 넘게 이어지며 발생한 문제부터 짚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공공연히 낙태 시술이 광고까지 이루어지고 있고, 과거보다 훨씬 많은 낙태가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입법에 나서지 않고 있는 국회를 질타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국회는 이쪽 저쪽 말하자면 눈치만 보면서 후속 입법을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 대주교는 조력존엄사법의 문제점도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정 대주교는 “존엄하고 품위있는 임종을 돕는 건 관심과 돌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말기 환자의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줄이자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결코 인간의 존엄을 실천하는 길이 아닙니다.”
정 대주교는 산업재해로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도 기억했습니다.
정 대주교는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명동대성당 마당엔 생명주일을 맞아 전시와 체험 부스가 마련됐습니다.
신자들은 태아를 퍼즐로 맞춰보고 태아 모형을 안아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와 신자들이 꾹꾹 눌러 쓴 생명을 위한 기도도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문정희 안젤라 / 서울대교구 명동본당>
“제 주변의 생명을 살리는 그런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구하는 그런 메시지를 남겼어요.”
<스탠딩>
“저도 여기서 생명을 위한 기도를 직접 써봤는데요. 생명주일을 맞아서 모든 생명이 귀하게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꿈꿔봅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