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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기도문, 더 깊이 묵상하고 싶다면

성경·기도문 풀어 쓴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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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기도문을 자세히 풀어쓴 책이 잇따라 출간됐다. 오랜 시간 관련 주제를 깊이 있게 연구했던 저자들의 입체적인 해설이 독자들을 성숙한 신앙생활로 안내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발터 카스퍼 추기경

허찬욱 신부 옮김 / 분도출판사




주님의 기도는 신자들에게 가장 친숙하고도 중요한 기도로 손꼽힌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가르쳐 주셨고, 그 안에 그리스도교의 기도와 그리스도교 신앙이 요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알기는 쉽지 않다. 독일 출신의 발터 카스퍼 추기경이 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주님의 기도의 기원과 전승을 살펴보고, 오늘날 이 기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때, 이 아버지라는 호칭에는 이 세상의 아버지가 결코 완전히 채울 수 없는 궁극적인 갈망이 들어 있습니다. 아버지라는 호칭에는 안전하게 보호받는 느낌, 배려와 관심에 대한 동경이 들어 있습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기도하는 사람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 아버지는 지상의 아버지가 아닙니다. 하느님 아버지는 인간적인 바람을 무한히 뛰어넘어 우리의 근원적인 갈망을 채워 주시는 아버지이십니다.”(23쪽)

주님의 기도는 단 여섯 개의 청원으로 모든 주요 문제를 간결하게 요약한다. 우선 하늘과 땅에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고 하느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길 기도하지만, 인간이 바라는 구체적인 요구도 놓치지 않는다. 기도에서 우리는 일용할 양식을 청한다. 인간의 삶에 무엇이 필요한지, 주님의 기도는 잘 알고 있다.

“양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양식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즉 먹고 마시는 것, 쉴 수 있는 집, 추위와 더위에서 몸을 보호하고 인간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옷 등을 다 포함하는 의미로 쓰입니다. 양식은 자연에서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안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는 인간 공동체의 기본적인 선에 참여하길 바라는 우리의 사회적인 요구도 담고 있습니다.”(95쪽)

평생 다양한 신학 주제를 연구한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주님의 기도를 한 구절씩 해석하며 이 기도의 넓고 깊은 의미를 친절하게 풀이한다. 특히 최대한 원문에 충실하게 해석하면서도 신약성경에서 이미 시작된 전승과 영향사(影響史)를 고려하고, 동시에 현재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989년부터 1999년까지 로텐부르크-슈투트가르트 교구장을 지낸 뒤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된 2010년까지 그리스도인 일치 촉진부 의장으로 재직했고, 교황청 신앙교리부와 종교 간 대화부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마태오 복음 묵상

C. M. 마르티니 추기경

성염 옮김 / 바오로딸




“마태오 복음은 ‘교리교사의 복음서’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이 복음서의 자료가 폭넓고 정리가 잘 되어있을 뿐 아니라, 교리교육 과정을 마치고 교회 내에서 세례를 받고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을 상대로 정규 교육을 베풀려는 의도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마태오는 일정한 순서에 따라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들려주며, 여기에 나오는 예수님의 언행은 한결같이 그리스도인이 공동체 안에서 걸어야 할 길을 구체적으로 비추어 주고 있다.”(15쪽)

「마태오 복음 묵상」 개정판이 나왔다. 이 책은 마르티니 추기경이 1977년 사르데냐 지역의 이탈리아 영신수련협회 대표들을 대상으로 영신수련을 지도한 ‘마태오 복음에 따른 영신수련 강의’를 엮은 묵상서다. 저자는 특별히 파스카 신비, 즉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깊이 참여하도록 안내하며, 교회적 관점으로 묵상을 전개해 나가는 텍스트로 마태오 복음을 제시한다. 마태오 복음은 ‘교리교사의 복음서’ 또는 ‘교회의 복음서’로 불리며, 세례를 받은 후 교회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또 마태오 복음을 ‘하느님 나라에 관한 교리서’로 바라보며, 마태오가 교회 내부의 생활과 교회 공동체에서 그리스도인을 양성하고 교육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인다고 설명한다.

이탈리아 출신의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1927~2012) 추기경은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교황청 성서연구소에서 성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1968년부터 1978년까지 성서대학원 학장 및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 학장을 역임했다. 197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이탈리아 밀라노 교구장으로, 1983년에는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2002년 은퇴 후에는 예루살렘에 머물며 성경 연구와 기도 생활에 전념했고, 저명한 저서들을 남겼다.


 

 


구세사 산책

김명숙 / 성서와함께




한님성서연구소 김명숙(소피아) 수석 연구원의 「구세사 산책」이 출간됐다. ‘구세사’는 하느님의 인간 구원의 역사, 즉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신 역사다. 그 사랑의 시작은 세상의 창조였다.

「구세사 산책」은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 다시 말해 창세기에서 여호수아기까지를 다룬다.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천지 창조부터 성조의 역사를 거쳐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해 약속의 땅을 차지하게 되는 과정이다. 저자는 책에서 각각의 구원 사건들과 함께 구약시대의 배경이 되는 고대 근동의 사회, 문화, 당시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믿었던 이방 신, 계약 체결의 방식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또 독자들이 놓치기 쉬운 세부 사항이 어떤 의외의 중요성을 지녔는지 보여준다. 이해할 수 없었던 인물의 말이나 행동, 상황에 대한 입체적인 해설은 400쪽이 넘는 책장을 생각보다 수월하게 넘기게 한다.

“세 번째 여인은 삼손의 운명을 결정지은 들릴라다. 그가 음모를 꾸며 삼손의 머리카락을 자르게 하니 기세가 ‘태양’ 같던 삼손이 눈까지 뽑히며 ‘빛을 잃는다’. 들릴라라는 이름 안에는 ‘밤’을 뜻하는 ‘라일라’가 들어 있으니 둘의 관계는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고 해야 할까? (중략) 삼손은 진정 일그러진 영웅이었다. 자기중심적이고 경솔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지만, 판관기 저자는 그를 통해 ‘주님께서 쓰시고자 한다면 누구라도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 같다.”(399쪽)

저자는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에서 구약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에제키엘서」로 제23회 한국가톨릭학술상에서 연구상을 받았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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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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