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사를 하면 가끔 자녀를 데리고 오는 자매님을 보게 됩니다. 피부색은 달라도 참 귀엽고 아름다운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미사 때 딴청을 피우는 모습조차 사랑스럽습니다.
가끔 아이들이 첫영성체를 할 정도로 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경우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주민 아이들 에 대해 본당 차원에서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잘 모르고, 이주민 자녀를 둔 부모도 본당에 다가가는 방법을 잘 몰라 준비가 안 돼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한국사회가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본인 또는 부모가 외국으로부터 이주한 경험이 있는 이주 배경 청소년의 규모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다문화 청소년’이라는 표현은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고, 국내 출생자이며 한국인인 청소년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뿐만이 아닙니다. 다문화 청소년을 포함해 자신이 직접 한국으로 이주한 경험이 있거나,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외국 출신인 가정의 자녀,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북한이탈주민인 가정의 자녀 중 9~24세에 해당하는 모든 청소년을 포함한 개념이 ‘이주 배경 청소년’입니다. 다문화가족 청소년, 외국인근로자가정 자녀, 중도입국 청소년, 탈북 청소년,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 모두 이주 배경 청소년으로 분류됩니다.
‘이주 배경 청소년’이라는 단어로 순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학교 등에서는 ‘외국인’, ‘혼혈’ 등으로 불리며 배척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모 차이가 드러날 경우 주목받거나 놀림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중도입국 청소년 같은 경우는 언어가 한국 사회 적응에 큰 장벽이 되곤 합니다. 모국어뿐만 아니라 살고 있는 나라의 언어까지 배워야 하기에 어눌한 언어 때문에 놀림을 받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다양한 이주 배경 청소년을 위한 센터가 이를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합니다. 실제로 이주 배경 청소년들 중에 는 학업을 중단하고 근로 노동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자유와 평등과 인권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실제로 이주 배경 청소년들은 차별과 한계를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주 배경 청소년들의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사회적 준비는 미흡합니다. 또한 이주 배경 청소년에 대한 본당 차원의 관심과 준비가 더욱 필요합니다. 교회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라는 복음적 가치에 따라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교회에 청소년들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사실 많은 이주 배경 청소년들이 교회 근처에서 우리가 모르는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모든 것이 되어 줄 준비를 교회가 이제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박결 마티아 신부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