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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밥 먹여주냐고요? 마음을 치유합니다!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 취약계층 정서 관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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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밥집 마음돌봄 프로그램 ‘예술한끼’에 참여한 김형주 할아버지가 청년 예술가 김예림씨(왼쪽)가 만들어준 원석 팔찌를 보여주고 있다. 스케치북에 그려진 그림은 김 할아버지가 그린 숲 그림.




“여든 넘게 살면서 처음 팔찌를 다 차보네. 여기 젊은 아가씨가 만들어줬는데, 없던 손주가 생긴 기분이라 좋아.”

4월 26일 서울대교구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만난 김형주(86) 할아버지가 자랑스럽게 새 팔찌가 감긴 손목을 내밀었다. 자그마한 갈색과 흰색 돌멩이 2개를 엮은 팔찌였다.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제작자 김예림(25)씨가 “마음을 치유하는 ‘소울돌멩이’ 팔찌”라며 웃음 지었다. 할아버지가 머릿속에 떠오른 ‘숲’을 그림으로 표현하자, 그에 어울리는 원석을 골라 팔찌로 만들어 준 것이다. 김 할아버지도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삐뚤빼뚤 그린 숲 그림을 보여주며 천진하게 웃었다. “몇십 년 만에 그림을 그려보니 재밌어. 다음에 또 와도 되겠구먼.”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센터장 차바우나 신부)는 이날 명동밥집을 방문한 노숙인ㆍ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마음돌봄 프로그램 예술한끼’를 마련했다. 한끼 식사를 넘어 말 그대로 마음을 돌보며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명동밥집이 자활사업의 일환으로 연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이가 우울ㆍ고립ㆍ무기력증을 호소하는 가운데, 특히 정서적 관리가 더욱 필요한 이들을 위해 교회가 한 걸음 더 나선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자살예방에 관심이 큰 예술가들이 자리해 노숙인·홀몸노인과 일대일로 대화하며 위로를 전했다. 그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는 예술 활동도 즐기는 장이 됐다. 예술가들은 방문자를 보고 느낀 인상을 표현한 자수나 캐리커처를 선물하고, 대화를 통해 내담자의 음악적 취향에 맞는 노래를 선곡해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외로움에 관해 이야기하고 힘이 돼줄 인형을 받을 수 있는 ‘외로운 새벽이’, 한숨 나오게 하는 일을 털어놓는 ‘우주삼라한숨상’ 등 이색적인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손녀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줄 손거울을 만든 신을성(78) 할아버지는 “정말 오랜만에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며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줘서 고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뜸 “여기서 무슨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냐”고 물으며 찾아온 한 할머니는 “힘든 이야기를 공유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란 대답을 듣고 눈을 반짝이며 부스에 앉아 상담에 임하기도 했다.

‘예술한끼’는 오는 11월까지 매월 넷째 수요일 오후 12시~4시 명동밥집 앞에서 열린다. 여름철(7~8월)은 운영하지 않는다. 명동밥집은 2021년 1월 첫 도시락을 배포한 이후 지금까지 18만여 명에게 조건없는 사랑의 실천으로 밥을 제공해왔다. 또 방문자들의 자활을 돕고자 서울대교구 영성센터 운동장 한편에 남녀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마련했으며, 4월부터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월 1회 이ㆍ미용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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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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