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수'를 찍고 성당에 들어가는 신자들의 모습에서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 달라진 신앙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요.
성수의 올바른 인식과 사용법, 그리고 준성사가 지닌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보도에 윤재선 기잡니다.
[기자] 성당에 들어서자 신자가 손끝으로 '성수'(聖水)를 찍은 뒤 십자 성호를 긋습니다.
성당 입구에 놓인 성수반.
그 위로 성수 기도문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기에 앞서 세상의 모든 죄스러움을 쫓아내 달라는 정화의 의미가 담겼습니다.
또한 악으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축복을 구하며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아 하느님께 나아간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성수'는 전례에 사용하기 위해 사제가 축복한 거룩한 물입니다.
성경에서 물은 생명과 풍요, 죽음, 정화를 상징합니다.
물에 관한 이러한 성경의 의미는 교회의 정통 가르침과 전례 안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수'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 세례성사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죄를 씻고 구원받아 영원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신앙 고백이 모두 물을 통한 세례성사 안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VCR] "또한 이 성수로 주님의 은총과 생명의 샘인 세례를 저희 안에 새롭게 하시고, 저희를 모든 악에서 보호하시어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 구원의 은총을 받을 수 있게 하소서."
'성수'는 세례성사 외에도 병자나 죽을 위험한 처한 환자를 위한 병자성사를 거행할 때도 사용됩니다.
또한 집이나 자동차, 사무실, 성물 등을 축복할 때도 '성수'를 뿌립니다.
사제나 부제가 없을 경우 평신도들도 '성수'를 이용해 축복 예식서에 따라 집이나 교통수단 등을 축복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중개자로 나서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하는 준성사의 거행은 세례로 받은 보편사제직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느님의 축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미신적인 생각에서 '성수'를 마시거나 그밖에 다른 잘못된 용도로 남용하는 건 경계해야 합니다.
<이승화 신부 / 서울대교구 암사동본당 부주임>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는 하느님이 계시고, 성수는 하느님이 도와주실 것을 믿고 축복한 물이고, 그 축복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는 것이지 그 물 자체에 효과가 있어서 우리를 대신 구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성수 축복을 비롯한 준성사의 의미를 올바로 알고 이용할 때, 교회의 축복 안에서 우리의 신앙 고백이 가능해질 겁니다.
또한 우리의 행위로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릴 뿐만 아니라 악마로부터 보호받게 될 것입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