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만 4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직장인 3명 중 1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법 시행 4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성과 그리고 개선 방안은 무엇인지 김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A기업의 직장 갑질 사례>
“진짜 어쩔 때는 막 야! OO아! 이러고. 업무를 시킬 때 야 OO 이런 말을 섞어서 해도 내가 불만을 말할 수 없을 때. 야! 너 살 안 빼냐?” 
 
[기자] 직장 내 괴롭힘 사례는 이 뿐만 아닙니다.

동물을 부르는 듯한 손짓으로 직원을 호출하는가 하면, 관련도 없는 학력을 문제 삼기도 일쑤입니다. 

업무시간 이후에도 10번 연속으로 전화를 하고, 만취한 상사가 집까지 찾아와 아무렇지 않게 잠을 자고 가기도 합니다.

모두 직장갑질 119에 신고된 사례입니다. 

직장 내 상급자의 지위 또는 특정 집단에서 우위를 이용해 특정인을 괴롭히거나, 업무상의 적정 범위를 넘어서는 괴롭힘을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꼭 4년이 됐습니다. 

법 시행 후 직장 갑질 사례가 10p 가까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일정 수준 이하로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괴롭힘을 당한 직장인 중 대부분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거나, 결국 회사를 떠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신고하거나 적극적으로 대처했다고 해도 10명 중 6명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30 가까이는 신고 이후 대기발령 등 불리한 처우를 당했습니다. 

30대, 소규모 사업장 종사자, 여성, 비정규직, 비사무직 종사자일수록 갑질 피해 비율이 높았습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문제가 노동인권 문제로 직결된다는 방증입니다.

법의 실효성이 부족하고 사각지대가 많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권두섭 / 직장갑질 119 대표?변호사>
“5인 미만 사업장,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그 다음에 특수고용 노동이라든지 또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런 노동자들이 더 이제 피해를 입고 있더라. 그래서 이제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어떤 제도 개선을 한다라고 하면 거기에 초점일 맞춰져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법 적용의 확대나 처벌의 강화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문화의 변화와 이를 추동할 수 있는 예방교육의 확대 시행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권두섭 / 직장갑질 119 대표?변호사>  
“저희들이 보통 권고하는 것은 사전에 전체 설문조사를 한번 해라. 그래가지고 우리 회사는 도대체 어떤 괴롭힘 행위가 발생하는지. 그런 것도 유형, 특징들이 있단 말이에요. 조사를 하면 나오죠. 사실은. 그럼, 그런 내용을 가지고 조직 문화가 잘못됐으면 회사의 경영방침을 바꿔야 되는 거죠.”

(VCR) “저도 집에 가면 엄마고 가장이고 누구의 소중한 딸이고 한데.” 

CPBC 김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