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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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냉담 풀고 봉사하는 파티셰 엄은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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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월 가정의 달에 가장 많이 찾는 디저트는 케이크가 아닐까 싶은데요.

엄마 마음으로 정성껏 만든 케이크, 그런데 쌀가루로 만들어 건강에도 좋은 케이크가 있습니다.

케이크와 과자로 장애인의 재활에도 나서는 엄은주씨를 이힘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붉은 생크림 장미 옆으로 잎사귀가 피어납니다.

서울 등촌동에서 베이킹 공방을 운영하는 엄은주씨의 손길이 지나가면 케이크가 화사하게 바뀝니다.

성모성월을 기념해 만든 특별 케이크에는 장미꽃이 만발한 성모님이 등장합니다.

엄마 아빠의 얼굴 캐릭터 아래 ‘부모님 사랑합니다’란 글귀가 눈에 띕니다.

엄씨가 만든 케이크는 보기에 좋을뿐 아니라 건강한 먹거리입니다.

살찌기 쉬운 버터크림 대신 생크림을 사용하고,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들었습니다.

<엄은주 데레사 / 마미스베이킹 대표>
“누군가한테 무언가 특별한 분한테 선물을 하고 싶을 때 케이크에다가 메시지를 담아서 선물하면 참 좋겠다. 그리고 밀가루가 아닌 건강한 쌀가루로 만든 것이면 더 의미가 있겠다싶어서 제가 열심히 레시피를 연구하고…”

두 자녀의 엄마인 엄씨는 6년 전 자녀에게 건강한 간식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제과제빵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베이킹 공방을 차렸지만 사업의 확장이나 돈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엄은주 데레사 / 마미스베이킹 대표>
“소소하게 아이들 간식 만들어준다 생각하면서 엄마의 마음으로 손님들에게 맛있는 걸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한 지 한 6년 됐는데 여기에 이런 가게가 있는 것을 많은 분들이 모르세요. 제 생각은 장사가 잘 되는 것 보다는 소수인원을 위해서 정성껏 만드는 게 저한테는 더 기쁘고 행복하고 좋은 것 같아서…”

엄씨는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자활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쿠킹 클래스를 열어 사랑과 기쁨을 전하기도 합니다.

<엄은주 데레사 / 마미스베이킹 대표>
“일요일 밤이나 월요일 아침이 되면 여기 수업하러 올 생각에 아이가 집에서도 너무 좋아하고, 늘 일요일 저녁이면 집에서 밀가루, 버터, 계란 이 단어를 계속 흥얼거리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본당 홍보분과위원장으로 봉사하다 건강 악화로 잠시 쉬고 있는 엄씨.

7살 때 어머니와 함께 세례 받은 그는 30년간 냉담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냉담을 풀고 신앙의 기쁨을 얻은 결정적 계기가 있었습니다.

<엄은주 데레사 / 마미스베이킹 대표>
“성당이 너무 싫었어요. 그냥. 제가 내성적인 성격이라 주일학교 학생들하고 어울리는 게 정말 부끄럽고 싫었던 것 같아요. 그냥 싫었어요. 13살, 6학년 졸업이 13살이니까 제가 43살 때 냉담을 푼 거예요. 42살에 제가 암 수술을 받고…”

암 수술 후 성당에서 열린 국화축제를 계기로 냉담을 풀게 된 겁니다.

30년 만에 돌아온 성당에서 만난 예수님은 깊은 위로와 신앙의 기쁨을 선물했습니다.

말씀터 모임에 참여하면서 신자들의 안내로 봉사의 기쁨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최근 암이 재발해 재수술을 받았다는 엄씨는 본당 공동체의 기도 덕분에 이번에도 항암치료 없이 암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두 번의 암을 이겨내고 맞은 세 번째 인생에 감사하다고 고백합니다.

<엄은주 데레사 / 마미스베이킹 대표>
“냉담 풀기 전에는 동네 아는 엄마들하고 만나도 제 표정이 어두웠었나봐요. 근데 성당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엄마들이 얘기는 안했지만 왜 그렇게 표정이 밝아졌냐고 좋은 일 있느냐고 하는데 그게 다… 이게 다 또 주님의 은총이고.”


CPBC 이힘입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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