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정에 달엔 어느 달보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크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만날 수 없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바로 세상을 떠난 가족일 텐데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을 전각에 새기고 이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아름다운 글씨에 담아 기도하는 마음을 전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작품엔 이름이 가득합니다.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유미지양 이름 아래엔 ‘국제구호활동 의사가 되고 싶은 우리 예쁜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단원고 한고운양 이름 옆엔 ‘에너지 넘치고 창의적이며 카메라 감독을 꿈꿨다’는 글귀가 눈에 띕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과 공감하고자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석지랑’의 전시회가 명동 갤러리1898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주제는 ‘다시 부르는 이름들’.
희생자 이름을 새긴 도장과 캘리그라피, 날인을 이용한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온라인 기억 공간인 416기억저장소(www.416memory.org)에 공개된 희생자 약전이 다섯 작가의 손길을 거쳐 작품으로 승화됐습니다.
참사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유가족들에게 신앙인 예술가들이 기도로 만든 작품으로 하여금 작은 위로를 전하고 있습니다.
<‘석지랑’ 참여 작가>
“신앙심에 기초한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들은 그 근본에 있어서는 주님께서 우리한테 주신 것들을 남들에게 돌려야 한다는 것이 가장 바탕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거든요.”
참여 작가들은 앞으로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함께 안전한 사회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작품활동을 펼쳐갈 예정입니다.
<‘석지랑’ 참여 작가>
“저희들이 (이름을 새길 때처럼) 거꾸로 희생자들의 삶으로 들어가서 그분들의 입장에서 뭔가 바라보는 거, 그런 것들을 가져가졌으면 좋겠다. 천천히 머무르시면서 한 분 한 분 또 거기에 쓰여 있는 글귀를 다 읽어보시고 묵상공간도 있으니까 잠시 앉아서 함께 기도해주시는…”
한편 제2전시실에선 백승주 작가의 개인전 ‘여정…뚜벅뚜벅’이 열리고 있습니다.
늦은 나이에 세례 받아 예수님의 대리자인 사제 옆에 꼭 붙어 한 눈 팔지 않고 한걸음씩 나아가길 희망하는 작가의 속마음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묻아납니다.
제1전시실에서는 최문숙 작가의 ‘세렌디피티 2023 봄’ 전시회가 한창입니다.
고흐와 에곤쉴레의 해바라기를 좋아한다는 작가는 주님을 향한 애절함을 기쁨 충만한 화법으로 완성한 그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주말과 주일, 가족과 함께 전시회에 와보시는 건 어떨까요.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