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월에는 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있는 달이죠.
CPBC뉴스는 여름방학 기간, 온가족이 함께 가볼만한 미술관과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 있는 백영수미술관입니다.
‘소년’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최근 시작됐다고 하네요.
이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소년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습니다.
해와 반달처럼 보이는 얼굴이 두둥실 하늘에 떠있고.
누워서 보니 꽃과 집도 거꾸로입니다.
또다른 작품.
피리부는 소년과 아이들이 새들과 친구처럼 어울리고 있습니다.
비온 다음 날인 듯 작은 웅덩이엔 함께한 이들의 모습이 반사돼 더 많은 친구가 노는 듯 합니다.
실잠자리처럼 보이는 작은 물고기들은 송사리입니다. (이미지 파일 [크기변환]_054)
어린 시절, 관찰하기를 즐겼다는 백영수 화백이 그린 송사리는 큰 눈과 날씬한 몸이 단순하게 표현돼 있습니다.
백영수미술관이 최근 선보인 ‘소년’(少年) 전에선 고 백영수 화백의 어린 시절과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과 1922년 생 동갑내기인 백영수 화백은 그리 밝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태어난 다음 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손에 이끌려 일본 오사카에서 자란 백 화백.
일본인 또래들에게 2등 국민 취급을 받으며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소년을 그린 배경이 대체로 어두운 것은 일제강점기 어린 시절을 보낸 개인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자연을 관찰하며 위로와 희망을 얻습니다.
새와 남자아이, 개, 송사리, 별, 꽃, 나무 등 화백의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는 대부분 자연과 생명체입니다.
이중섭, 김환기, 유영국, 이규상 등과 함께 순수미술동인 ‘신사실파’에서 활동한 백영수 화백은 한국 추상미술의 개척자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전쟁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보낸 백 화백의 그림을 감상하다보면, 지금 우리가 가진 어려움을 이겨낼 용기와 희망, 구원의 길을 발견하게 됩니다.
친구인 구상(요한 세례자) 시인은 화백의 작품에 대해 “어린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무한한 시공을 우러르며 살지 싶다. 그의 그림이 흐려진 우리의 마음에 신비한 샘물이 되어 맑게 할 것을 바라고 믿는다”고 표현했습니다.
<김명애 헬레나 / 백영수미술관장>
"세상 시끄럽잖아요? 요즘 많이 시끄러운데 그런 것 다 잊어버리시고 우리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개천에서 송사리 잡고 할 때로 그렇게 (추억 속으로) 돌아갔다가 가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전시회는 9월 24일까지 이어지며, 7월 24일부터 8월 7일까지 15일은 여름 휴관입니다.
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 ‘해설이 있는 백영수미술관-감상과 이해’도 진행 중입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