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연주회가 열린다. 정겨운(가타리나) 해금연주자가 11월 25~26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 도스에서 ‘Back to the Origin?줄풍류’ 연주회를 연다. 정 연주자는 국악예술단체 ‘해금살롱’의 리더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전수자다.
줄풍류란 거문고·가야금·해금 등의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풍류다. 조선 후기에 천민과 양반이 신분의 구분 없이 풍류방에서 함께 소규모로 즐긴 음악이 ‘풍류’라는 이름으로 자리잡았다.
줄풍류는 국립국악원의 전신인 이왕직아악부의 명맥을 잇는 국립국악원 줄풍류, 구례·이리·대전 등의 지역에서 율객들이 연주하는 지역 줄풍류, 민속음악 명인들이 연주하는 개인 줄풍류로 나뉜다.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줄풍류는 이러한 구분 없이 변주됐다. 전국 각지의 명인들이 풍류방에 모여 악보 없이 귀에 의존하며 연주자의 개성에 따라 각기 다르게 연주했다. ‘자유로움’이 풍류의 본질인 것이다.
정 연주자는 “풍류가 문화재로 등록된 후 악보로 선율을 남기는 과정에서 다양성과 즉흥적 요소가 배제되고 풍류의 본질인 자유로움이 사라지는 듯하다”며 “풍류의 본질을 살리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한 연주회”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25일에는 가장 보편적으로 연주되는 국립국악원의 줄풍류, 26일에는 다양한 명인들의 줄풍류를 참고한 자유로운 형식의 정겨운 줄풍류를 연주한다.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상현도드리,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 총 9곡을 들을 수 있다.
연주회는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풍류의 시간으로 초대한다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한국옻칠협회 이사 조해리 작가가 줄풍류를 직접 들으며 작업한 동양화와 옻칠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줄풍류의 본질과 전통의 회귀를 추구하며, 풍류방과 같은 아늑한 갤러리에서 공연을 펼친다.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서울특별시·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다.
정 연주자는 “조해리 작가님의 멋진 작품과 함께 줄풍류를 감상하며 자유롭고 유연한 진정한 ‘풍류’를 즐기시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은 만 7세 이상부터 가능하다. 예매는 네이버예약을 통해 할 수 있다. 전석 2만 원.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