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풍성하고 화려한 주변에 휩쓸려 오히려 고단하고 쓸쓸할 때가 있다. 슴슴한 음식처럼 간결하고 단정한 작품에서 평안함을 길러보면 어떨까.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전시회가 꽤 있다.
AREN의 ‘Tranquility Within(내면의 평온)’ 전
먼저 서울 명동 전·진·상영성센터 갤러리 쉼에서는 AREN의 ‘Tranquility Within(내면의 평온)’ 전이 시작됐다. AREN은 사진·회화·도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교사 출신 아티스트 그룹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7명의 소속 작가가 각기 다른 내면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들은 “대다수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지만 오히려 그 물질의 무게로 인해 상처받고 고통을 겪는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며, ‘소유’가 아닌 ‘존재의 깊이’에서 솟아나는 참된 충만을 경험하고, 내면의 고요함과 거룩한 평화를 만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11월 3일까지 오전 9시~오후 5시 30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최순민 작 ‘My Father's house’
최순민 초대전 ‘아버지 만나는 집’
서울 서초동 흰물결갤러리에서는 최순민 초대전 ‘아버지 만나는 집’이 11월 21일까지 이어진다. ‘집’과 ‘터’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독특한 질감과 깊이 있는 색으로 주목받아 온 작가의 작품 속 오각형 이미지는 바로 ‘아버지의 집’이다. 작가는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산 시간이 많지 않았다”며 “성경에 보면 방황하던 작은아들이 ‘아버지의 집에는 좋은 게 많은데’ 하면서 그리워하는데, 그 아버지 집이 천국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재료로 쌓아올린 ‘집’ 시리즈와 반석 위에 집을 짓듯 바탕을 쌓는 행위를 담은 ‘터’ 시리즈 등 총 68점을 선보인다. 주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오후 7시(토 6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박미순 작 ‘그 사랑.’
박미순 개인전 ‘화폭에 담은 가을’
의정부교구 갤러리평화에서는 한국미술협회에서 활동하는 박미순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풀리지 않는 문제가 생길 때면 익숙한 풍경 속을 거닐며 새로운 것을 찾아 고민이 아닌 생각에 잠기는 귀한 시간을 가져본다”는 작가는 ‘화폭에 담은 가을’이라는 주제로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가을 모습 40여 점을 수채화로 표현했다. 11월 7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 30분~오후 5시 30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