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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으로 읽는 삶과 죽음…‘위령 성월에는 이 책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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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교회는 죽은 이를 기억하고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위령 성월을 지낸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떠올리는 그리움과 허전함 속에서, 신앙인들은 ‘죽음’이라는 문턱 너머를 묻는다. 위령 성월을 맞아 신앙, 체험, 신학의 세 결로 죽음의 주제를 풀어낸 책들을 만나 본다. 


「죽음이 마지막 말은 아니다」



“죽으면 정말 끝인가요?"
세계적인 성서학자 로핑크 신부는 이 물음에 추상적 위로가 아닌 초대 교회의 구체적 증언으로 답한다. 그는 루카복음의 예수 승천 기사를 새롭게 해석하며, 제자들이 본 것은 단순한 ‘하늘로의 상승’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최종 목적지를 드러내는 사건이었다고 말한다. 즉 우리의 삶이 무(無)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완성되는 증거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부활 체험이 21세기에도 가능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죽음 이후의 삶을 막연한 믿음이 아닌 구체적 희망으로 내놓는다. 우리의 자아, 의식, 관계, 사랑했던 모든 것이 어떻게 하느님 안에서 완성되는지 다루며, 짧지만 깊이 있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신앙의 완성이라는 그리스도교의 핵심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곳에 빛이 있었다」 



프랑스 루르드 의료 검증국 상주 의사로 10년간 일한 파트릭 텔리에 박사는 죽음 직전의 체험, 즉 임사(臨死) 체험을 과학과 신앙의 시선에서 탐구했다. 그는 수많은 임사 체험자들의 증언을 통해 죽음이 끝이 아니라 ‘두 세계의 문턱’임을 보여준다.


책은 일곱 개의 증언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그 안에서 터널 끝의 빛, 생애의 파노라마, 절대적 사랑의 현존 등 공통으로 나타나는 체험을 성경 구절과 비교하며, 그리스도교 부활 신앙의 핵심이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과학과 신앙이 만나는 이 책은,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빛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바라보게 한다. 특히 호스피스 사목자나 임종 준비를 돕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



20세기 가톨릭 신학의 거장 발타사르 추기경은 죽음을 인간 실존의 가장 근원적인 신비로 다룬다. 그는 인간이 유한한 존재이면서도 영원을 갈망한다는 점에서 죽음이야말로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라고 말한다.


추기경은 예술과 철학, 성경을 넘나들며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안에서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다. 예수의 십자가에서 드러난 것은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된 순간이라는 것이다. 그는 “죽음은 패배가 아니라, 부활이요 생명이신 주님과 결합하는 사건”이라 강조한다.


책의 마지막에서 그는 ‘성인들의 통공’을 묵상하는 가운데, 지상교회와 천상교회의 일치를 통해, 죽음이 단절이 아니라 사랑의 연속성임을 보여준다. 죽음은 “주님과 결정적으로 하나 되는 희망의 사건”이며, 신앙인의 삶은 그 사건을 준비하는 여정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죽음을 묵상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게 하는 신학적 묵상서라고 할 수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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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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