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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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시대 일치 이끌 레오 14세 교황, 목자로서 여정과 과제

레오 14세 교황 관련 책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레오 14세 교황의 생각」나란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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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이면서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및 선교사 출신 교황으로 더욱 주목받은 레오 14세 교황의 목자로서 여정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은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교황 선출 이후 반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만큼 지난 행보와 견주어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하베무스 파팜 / 크리스토프 에닝 / 김상우 신부 옮김 / 가톨릭출판사


생애·사목 경험·교황직 선출 과정
교황명 선택 이유·강론 등 소개
시노드적 교회 지속적 추구 예견


먼저 가톨릭출판사가 펴낸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새 교황이 나셨다”는 뜻의 이 책은 프랑스 일간지 「라 크루아 La Croix」에서 종교부를 거쳐 현재 문학과 예술 분야를 취재하고 있는 크리스토프 에닝 기자가 엮었다. 새 교황의 생애와 사목 경험부터 교황직 선출 과정, 레오 14세를 교황명으로 선택한 이유, 선출 이후 바티칸에서 했던 강론의 일부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교황명과 관련해 선출 직후 추기경단에게 밝힌 내용을 근거로 회칙 「새로운 사태」를 통해 제1차 산업혁명이라는 맥락에서 사회 문제를 다뤘던 레오 13세 교황의 사회교리적 유산을 계승하려는 새 교황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고 설명한다. 또 70개국의 추기경단이 참석한 콘클라베에서 69세의 나이로 선출된, 미국 시카고와 페루를 넘나드는 교황의 광범위한 사목 경험이 시노드적 교회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임을 예견한다.

특히 ‘새 시대의 교황, 레오 14세’라는 부제에 맞게 저자는 교회 안팎의 문제도 심도 있게 다룬다.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신앙적 유산을 짚어본다. 다양한 교회 개혁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헌신, 공동의 집인 지구를 위협하는 생태적·기후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긴급한 요청 등을 명시하며 자연스레 후임 교황이 이어가야 할 임무들을 꼽았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 선교하는 교회, 아동 성범죄와의 전쟁, 여성의 위치, 사제 독신제, 로마 교황청 개혁, 동성 커플에 대한 포용 등이 해당된다. 이와 함께 레오 14세 교황이 도전해야 할 과제도 언급한다. 이주민 환대, 기후 위기, 전방위 외교, 이슬람과의 대화 등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보다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조금 더 가까워 보이는 레오 14세 교황은 가톨릭교회 교리에 충실하고 온유함의 시각을 견지하면서도 잠시 멈추어 고민할 것이다. 신중한 교회법 박사인 새 교황은 교회 내 분열을 완화하기 위한 업무와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사실에 그리 놀라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레오 14세 교황은 사목자다. 베르골료 전임 교황이 주창한 시노달리타스 정신의 열렬한 지지자, 즉 불굴의 의지와 헌신으로 경청과 대화에 임하는 사람이 바로, 레오 14세 교황이다.”(182쪽)


 


레오 14세 교황의 생각 / 슈테판 폰 켐피스 / 허광철 신부 등 옮김 / 분도출판사

수도자·선교사로서 신념·신앙 되짚고
콘클라베 정치적 역학 관계 분석
14억 신자 어떻게 결속할 것인지 주목


분도출판사가 출간한 「레오 14세 교황의 생각」은 「바티칸 라디오」와 「바티칸 뉴스」 독일어판의 편집장인 슈테판 폰 켐피스가 집필했다. 교황을 다룬 여느 책처럼 아우구스띠노회 수도자이자 선교사로서 로버트 프레보스트의 신념과 신앙 여정을 되짚는다.

저자는 그러나 이번 콘클라베에 작동한 정치적 역학 관계에 좀더 분석적이고 직접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선거인 추기경 다수가 아프리카·아시아·남미 출신이며 세계 무대의 패권 국가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한편으로 백악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며 인권과 법치주의, 국제 협력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인을 교황으로 선출한 추기경들 또한 바티칸에 어떠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로마 성 베드로 광장과 워싱턴 펜실베이니아대로 1600번지 사이의 장거리 대결을 예상해야 하는가? 한때 동방에서 온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공산당 간부들을 무력하게 만들었던 것처럼 레오 14세가 도널드 트럼프의 숙적이 될 것인가? (중략) 물론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레오는 요한 바오로가 아니고, 트럼프는 브레즈네프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 구도는 흥미롭다. 이제 미국인 두 명이 국제적인 핵심 자리 두 곳에서 서로 마주하고 있는데, 이들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30쪽)

교회가 안고 있는, 새 교황이 풀어야 할 산적한 과제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저자는 특히 ‘양극화와 분열의 시대에 전 세계에 흩어져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받는 14억 신자들로 구성된 세계 교회를 어떻게 하나로 결속할 것인지’에 주목한다.

“형용사 ‘가톨릭’은 ‘보편적인’을 의미하며, 실제로 신경에서 표현된 것처럼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없다. (중략) 아마도 새 교황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일 것이다. 그는 분열을 막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하며, 적어도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는 일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다양성, 지역적 특성, 예외적인 조처의 여지를 남겨 두는 일치다. 그럼에도 그것은 진정한 통합이다.”(155쪽)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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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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