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시오 성인 서거 400주년 기념 심포지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전 : 사목, 교육, 영성'' 열려
▲ 왼쪽부터 김경이 가톨릭대 교수, 박해승 신부, 황종걸 수원대 교수, 이미영 우리신학연구소장, 윤만근 신부, 구요비 주교, 백광현 신부, 전영준 신부, 김용식 신부. |
프란치스코 살레시오(1567∼1622) 성인하면, 한국 천주교회에선 ‘살레시오 수도회’를 먼저 떠올린다.
이는 돈 보스코(1815∼1888) 성인이 1859년 수도회를 설립하면서 살레시오 성인께 수도공동체를 봉헌하고 이름을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회’(S.D.B)로 정했으며, 성인을 수도회의 수호성인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소장 윤만근 신부)는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 서거 400주년을 맞아 5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살레시오회 관구관 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 수도회 담당 교구장 대리 구요비 주교와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2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전 : 사목, 교육, 영성’이라는 제목으로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서거 4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은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교육관과 평신도 영성 등 두 가지 소주제로 나눠 발표가 이뤄졌다.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장 윤만근 신부는 ‘돈 보스코의 교육학으로 완성된 살레시오의 교육관’라는 주제발표에서 “돈 보스코는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사목적 열정을 대변하는 표현, 곧 ‘나에게 영혼을 주고 나머지는 다 가져라’(Da mihi animas cetera tolle)라는 말을 자신의 모토로 삼고 청소년들의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을 지폈고,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온유함과 친절함을 익히고 실천하며 청소년들의 마음을 정복하려고 애썼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돈 보스코는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와 같이 청소년들을 ‘아시스텐자’(assistenza, ‘임장지도’나 ‘교육적 현존’, ‘교육적 동반’,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라는 뜻) 방식으로 영적, 교육적으로 동반해 하느님께 인도함으로써 그들의 교육적 변화를 이끌어냈고, 가난하고 버림받은 청소년들에게 교육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교육의 보편성을 강조했으며, 궁극적으로는 청소년들이 ‘착한 그리스도인, 정직한 시민’이 되도록 하는데 교육적 목표를 둠으로써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교육적 가치관과 실천 경험을 확장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미영(발비나) 우리신학연구소장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재조명하는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평신도 영성’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살레시오의 평신도 영성은 비록 당시에 시대를 앞서간 요소가 많았지만, 개인 성화를 위한 신심활동에 중심이 맞춰졌고, 애덕 실천 또한 개인적 선행 수준에 머무른 측면이 크다”며 “따라서 오늘날의 평신도 영성은 공동체적 차원의 접근이 더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시킨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기존 대면 관계에 바탕을 둔 공동체의 관계 맺음 양상을 새로운 형태, 곧 개인의 실존적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흩어지는 공동체’로 이해할 길을 열어놓았기에 좀더 창의적이고 공동체적인 평신도 영성을 탐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가톨릭대 신학부총장 겸 신학대학장 전영준 신부는 기조강연을 통해 그리스도교 인문주의자로서 프란치스코 살레시오가 살았던 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교육환경, 수도회 설립 등을 두루 살핀 뒤 “한국 교회 신자들도 그리스도교 신앙을 관념에만 가둬 두지 말고 현실에서, 현장에서 이웃 사랑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가르침을 본받아 그분의 사목적 사랑을 함께 실천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