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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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아이들에게 전달된 말씀, 위로와 치유의 힘 되길

ACN 한국지부·CPBC, 우크라이나에 ‘어린이 성경’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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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고통 속에 지내는 우크라이나 가정과 어린이에게 ACN 한국지부가 ‘ACN 어린이 성경’과 ‘마르코 복음’을 지원한다.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다. 【CNS】



올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아픔과 전쟁의 땅 우크라이나에 ‘말씀’이 전달된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CN) 한국지부(지부장 박기석 신부)가 ‘ACN 어린이 성경’ 4만 부와 ‘마르코 복음’ 3만 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전 세계 전쟁과 박해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해오고 있는 ACN 한국지부가 말씀의 빛으로 어둠을 비추는 아름다운 결정을 해낸 셈이다. 이를 위한 정성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시청자와 독자, 후원자들이 마련했다.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일이 가능했을까. 성서 주간(20~26)을 맞아 우크라이나 가정과 어린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ACN 어린이 성경’ 지원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ACN 한국지부와 CPBC가 함께 만든 기적


“러시아 침공으로 고통을 겪는 우크라이나 교회에 ‘어린이 성경’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지난 7월 13일 전 세계 23개 나라에 지부를 두고 있는 교황청 고통받는 교회돕기(ACN)의 지부장 전체 회의가 비대면으로 열렸다. ACN 본부의 키라 폰 보크이와니누크 프로젝트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이 자리에서 “전쟁으로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해 줄 영성 서적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ACN 어린이 성경’인 「하느님이 당신 자녀에게 말씀하신다」의 우크라이나어판 지원 계획을 피력했다. 그렇지 않아도 각국 ACN 지부들은 전쟁이 발발한 올해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교회를 지원해오던 터였다.

각국 ACN 지부장들은 일제히 새 프로젝트에 찬성했다. 영국과 호주, 벨기에, 그리고 한국지부장 박기석 신부가 프로젝트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작은 기적은 이후에 일어났다.

ACN 한국지부는 앞서 5월 15일 자 가톨릭평화신문 사랑 나눔 기획 보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절실히 요청한 바 있었다. 이어 예수 성심 대축일이자 ACN 후원자의 날이기도 했던 6월 24일에도 박기석 신부가 가톨릭평화방송 TV 매일미사를 주례하며 우크라이나를 향한 관심을 호소했다. 신문과 TV를 본 이들은 즉각 응답했다. 신문을 본 독자들의 정성이 3966만 원, TV 매일미사 시청 후 ARS를 통해 들어온 후원금이 2000여만 원에 이르렀고, ACN 한국지부에 전달됐다.

‘엇, 금액이 꼭 맞네?’ 계산해보니 마침 본부가 ACN 어린이 성경 지원 사업을 위해 산정한 금액과 ACN 한국지부가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을 통해 받은 성금이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박 신부는 이후 ACN 본부에 다시 연락했다. “한국지부가 우크라이나 어린이 성경 지원 사업을 전액 도맡아 지원하겠습니다.” ACN 본부 측은 “이것이야말로 복음의 기쁜 소식”이라며 화답했다. CPBC 시청자와 독자들이 보내준 정성이 ACN 한국지부의 결정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가게 된 것이다.



전쟁 속 따뜻한 말씀의 손길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전쟁 사망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 난민은 누적 1500만 명에 육박하며, 어린이와 여성이 90를 차지한다. 국내 실향민만 600만 명이 넘고,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절반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성당과 교회 시설, 교육 기관들이 포탄에 무너졌고, 수많은 실향민이 신학교와 수도원 등지의 지하시설을 대피소 삼아 피신해 있다.

ACN은 이들을 위한 영적, 정신적 치유의 원동력이 ‘말씀’에 있다고 확신하고 성경을 지원하게 됐다. 현지 인쇄소들이 파괴되어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면서 ACN이 기금을 마련해 성경을 인쇄 및 전달하는 것이다. ACN은 1979년부터 어린이 성경을 제작해 보급하고 있으며, 현재 191개 언어로 번역되고 있다.

이번에 전달될 우크라이나어 ‘ACN 어린이 성경’ 수만 권이 현지 교회 작은 본당에까지 전달될 예정이다. 현지 그리스 가톨릭교회의 요청에 따라, 성경 속 삽화도 그들에게 익숙한 이콘으로 제작됐다. 이와 함께 초기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로마제국의 박해에 관한 배경이 담긴 마르코 복음 3만 부도 우크라이나 성인 난민들에게 전달된다. ACN 본부는 ACN 한국지부와 한국 교계 언론인 CPBC와 일군 아름다운 합작품에 감사의 뜻을 재차 표했다.


▲ 박기석 신부가 ‘ACN 어린이 성경’을 지원받게 될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ACN 한국지부장 박기석 신부 인터뷰

“아이들 마음속에 무기 대신 평화와 사랑을”




“다른 어떤 지원 물품보다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CPBC와 함께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ACN 한국지부장 박기석 신부는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 아시아에서 처음 탄생한 ACN 한국지부가 다른 선배 지부들과 비교하면 ‘막내급’에 해당하는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활발히 지부를 운영하는 저희가 CPBC와 함께 따뜻한 사명을 실천할 수 있게 돼 큰 은총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ACN 본부 측은 이처럼 지역 교회 언론사와 협력해 박해받는 교회를 지원해준 한국 후원자들의 신앙심에 크게 놀라워했다고 한다.

박 신부는 “ACN의 세 가지 사명이 알리고, 기도하며, 행동하는 것인데, 교계 언론과 저희가 이 사명에 따라 함께 알리고, 기도하며 이웃을 돕고자 행동하게 된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박 신부는 “우크라이나는 현재 가정에서 신앙 전수의 큰 역할을 해야 할 아버지는 전쟁터에 나가고, 성경을 함께 읽어야 할 가정은 파괴된 상황”이라며 “남겨진 어머니와 자녀는 하느님 말씀 안에 치유의 은총을 받아야 하고, 기도로 희망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지금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은 그림에 탱크, 미사일과 같은 것들을 그리는데, 이는 그들에게 깊이 새겨진 상처이고 아픔”이라며 “아이들 마음속에 무기 대신 주님 말씀 속 평화를 그리고, 사랑이 꽃피도록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박 신부는 성서 주간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며 “가정에서 말씀과 기도를 시작하는 주체는 부모이며, 이를 물려받은 아이는 그 안에서 즐거움과 기쁨, 은총의 풍성함 속에 살고 다시 전수하게 된다”며 “그렇기에 우크라이나에도 말씀이 가야 하고, 우리는 기도로 함께해야 한다”고 거듭 관심을 요청했다. 후원 문의 : 02-796-6440

후원 계좌 : 신한은행 100-031-121620, (사)고통받는교회돕기한국지부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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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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