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
지난해 사목 교서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발표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춘천교구 하느님 백성 모두가 이 여정에 기꺼이 동참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한 해를 새롭게 준비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말씀을 주셨고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심이 바로 기쁜 소식입니다.” 「주님의 말씀」 1항, 베네딕토 16세 교황 권고
1. 말씀살기 : 말씀으로 우리 곁에 오신 하느님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 권고를 통하여, 살아 있는 그리스도교 영성은 교회 안에서
선포하고, 듣고, 기념하고, 묵상한 하느님의 말씀을 기초로 하고 있음을 역설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말씀살기’ 여정은 매일의 말씀을 읽는 것에서 시작되며, 무엇보다 공동으로
함께 읽고 선포하는 말씀의 작은 모임들과 전례 안에서 굳건해집니다.
“인간은 자신에게서 벗어나 하느님, 타인, 모든 피조물과 친교를 이루어 살면서 관계를 맺으면 맺을수록 더욱 성장하고 성숙하며 거룩해집니다.” 「찬미받으소서」 240항,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2. ‘찬미받으소서 살기’ : 피조물을 통해 드러나시는 하느님
현대의 기후 위기와 가난한 이들의 소외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 듯 행동하며,
피조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잃어버린 것에 원인이 있다고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으로 기술만능주의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
통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대화와 교육을 촉구하십니다.
이 관계 회복의 한 가운데에 복음, 곧 말씀이 자리합니다. 따라서 ‘말씀살기’는
‘찬미받으소서 살기’로 이어져야 하고 궁극의 지향점은 한 곳이어야 합니다.
이 후속 권고를 통해 ‘말씀살기’와 함께 ‘찬미받으소서 살기’의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제안합니다.
생태를 위한 기도를 봉헌합니다 : 생태를 위한 기도는 상처의 치유와 함께 관계를
회복하고, 하느님과 인간과 모든 피조물의 사랑을 우리 안에서 내면화하는 중요한
실천 사항입니다.
알고 믿어야 합니다 : 깊이 잠식된 소비와 소유 문화에서 벗어나 이 시대의 요청에
따른 실천적 복음화의 길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말씀과 교회 문헌, 생태적 삶이 어떤
삶인지 알아야 합니다.
알고 나서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 생태적 회심과 실천은 기도로 시작하여 공부를 통해 알아가고, 그 앎을 신앙인의 소명 의식으로 실천하며 살아 내는 것입니다. 이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자 목표입니다. 2023년 한 해는 개인적으로 혹은 소공동체와 본당 차원, 어떤 경로를 통해서라도 ‘찬미받으소서 살기(기도, 공부, 실천)’ 여정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구에서도 ‘찬미받으소서 살기’ 도움 책자를 발간하여 직간접적으로 여러분의 여정에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