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 구절: 루카 18,9-14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
■ 청할 은총: 내 죄에 대한 나의 죄스러움을 보다 깊이 느끼고 슬퍼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 기도 요점:
1. 성전에 있는 나 자신을 상상해봅니다. 성전을 자세히 관찰하고 기도하려고 운집해 있는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내 주위에 바리사이 사람과 세리가 있음을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그들의 기도 내용을 들어보며 느낌이 오면 느낌에 멈추어봅니다.
2. 먼저 바리사이 사람의 역할을 맡아봅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그가 차지했던 기도 장소의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내 스스로가 갖고 있는 태도와 성향을 반영하고 11-12절을 참조하여 나를 과시하는 기도를 바치면서 어떠한 느낌이 드는지 느껴봅니다.
3. 바리사이 사람은 매우 당당한 우월감에 빠져 있고 율법에 충실하며 단식과 기도를 하고 십일조를 바칩니다. 외적·공적으로 율법이 정한 모든 종교적 의무를 다 준수합니다. 그는 문자 그대로 자기 자신에게 기도하였고 자화자찬하는 말을 하였으며, 양팔을 벌리고서 서 자신만만한 태도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공적인 기도의 광장을 이용합니다. 겉으로는 기도의 형식을 취했지만 실상은 기도가 아니었음을 숙고해보며, 우리도 이와 같은 기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봅니다.
4. 그런 다음에 나는 세리의 역할과 위치와 마음가짐을 취해봅니다. 그가 한대로 기도해봅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13절) 슬픔을 표시하며 하느님께 나의 죄에 대한 용서의 기도를 바치면서 어떠한 느낌이 드는지 느껴봅니다.
5. 세리는 “멀찍이”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땅을 내려다보며 자비를 청합니다. 주먹을 쥐고 가슴을 치는 것은 그가 얼마나 강하게 죄를 뉘우치는지를 보여주는 표시입니다. 세리는 자신을 한 죄인으로 여긴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이 죄인이라고 여깁니다. 그의 인간적인 죄의 깊이와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예리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리의 기도는 겸허합니다. 그는 그의 가슴 속을 살펴보고 그가 죄를 지었음을 알아냅니다. 자기로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고 하느님의 연민에 찬 사랑과 자비에 그의 몸을 던집니다. 바로 죄를 인정하는 순간에 그는 올림을 받습니다. 이 과정을 쫓아가며 세리의 마음을 느껴보며 그의 마음이 내 마음이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6. 자신을 자화자찬한 바리사이 사람은 빈손으로 돌아갔고, 반면에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에 자신을 내맡긴 세리는 그의 죄의 속박에서 해방되어 돌아갑니다. 우리 자신을 이 둘 중의 어느 하나와 동일시하는 경향과는 반대로 우리 모두는 바리사이 사람과 세리의 성격이나 태도를 같이 지니고 있다는 점을 성찰해봅니다. 그리고 느껴지는 곳에 충분히 머물러봅니다.
7. 기도를 마치면서 예수님과 친한 친구와 이야기하듯 대화를 나누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내 죄에도 불구하고 나를 용서하시고 사랑하신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심을 들어보며 느껴봅니다. 그리고 내 죄에 대한 죄스러움을 깊이 느끼고 죄를 싫어하고 슬퍼할 수 있는 마음이 일어나길 희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