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마친 지혜양과 그의 오빠가 베트남에서 온 삼촌과 나들이에 나섰다.

가톨릭평화신문의 사랑 나눔 기획보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가 2022년에도 독자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으로 마무리됐다. 올해는 투병하거나 폭력으로 몸과 마음을 다친 이웃 49명에게 12억 1745만 7477원을 전했다. 독자들이 보내준 온정에 이들은 희망을 얻었다.

특히, 혈액질환 중 대표적인 난치병인 재생불량빈혈을 진단받은 공지혜(9)양은 사연이 알려지고 난 뒤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3월 13일 자) 마침 두 살 터울의 오빠와 유전자가 일치했지만 수술비가 없어 막막한 상황이었다. 독자들은 지혜양을 위해 너도나도 마음을 모았고 2400만 원 가까이 성금을 전달했다. 지혜양의 회복세는 의료진조차 놀랄 정도라고 한다. 지혜양의 아버지 공춘성(54)씨는 “완치 판정은 멀었지만, 주 2회 하던 통원치료를 이제 1회만 하고 있다”며 “큰 사랑을 주신 덕분에 가족 모두 희망을 보았고, 최근에는 막내딸 하린이가 태어났다”고 기쁜 소식을 알렸다.

▲ 학교에 돌아간 수진양이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근황을 전해왔다.

 

▲ 안혜경씨의 막내 아들이 새로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곤히 자고 있다.

남편이 지른 불로 집을 잃고 갈 곳을 잃었던 안혜경(데레사, 37)씨 또한 두 아들과 조현병을 앓는 언니와 함께 지낼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6월 12일 자) 독자들이 보내온 2900여만 원의 성금 덕분이다. 안씨는 “집과 세간살이는 물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꿈마저 앗아간 화마에 주저앉기도 했지만, 멀리서도 큰 응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살아갈 의지를 되찾았다”고 감사했다. 새 보금자리와 함께 새로운 꿈도 생겼다. 바리스타가 되는 것. 아이들이 복지관에 가 있는 동안 안씨는 바리스타 학원에 가는 등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과 치아가 크게 손상됐던 딸 바보 최광우(46)씨도 성금 1951만 9300원이 전달된 뒤의 근황을 전했다.(6월 12일 자) 그는 “치아가 다섯 개밖에 남지 않아 음식도 제대로 삼킬 수 없었는데, 성금으로 틀니를 맞출 수 있었다”며 “딸은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 요즘 배우러 다니고 있다. 모두 독자의 큰 사랑 덕분”이라고 말했다. 재개발로 인해 살고 있던 집에서 쫓겨난 부모님에게도 살 집을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반지하 월세라도 노부모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하다. 최씨는 “사연이 알려진 이후 본당 신자들이 많이 알아보고 도움을 주었다”며 “이번에도 성탄을 기념해 100만 원을 주셨다”고 말했다.

왜소증이라 불리는 선천적 희귀난치성 질환 연골무형성증을 앓아 사지연장수술이 필요했던 수진(가명, 13)양은 한 차례 남은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9월 18일 자) 여전히 통증이 있어 기증받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통원치료를 받지만, 씩씩하게 잘 이겨내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학교에 다시 가고 싶다”는 의사도 밝혀 13일부터 등교를 시작했다. 지금은 중학교 입학 준비에 여념이 없다. 수진양의 어머니 김진희(가명, 42)씨는 “수술을 받고 나서 수진이 키가 5.5㎝나 자랐다”며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재활치료도 받으며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2001년 시작한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는 매주 어려운 이웃과 공동체의 사연을 소개하고 사연이 소개된 일주일간 모금된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인 성금은 164억 7498만 8708원으로, 모두 1044명(개인 또는 단체)에게 전달됐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보도주간 조승현 신부는 독자들에게 “세상에는 어려운 사람도 있지만, 그들을 돕고 싶어 하는 이 또한 존재 한다”며 “늘 기사를 눈여겨보면서 돕고 싶다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를 위해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는 내년에도 제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