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별’(Ave maris stella).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해성’(海星), 그 이름처럼 세상에 빛이 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주해성중·고등학교는 60여 년간 그 역사를 이어 오고 있다. 중세 선원들이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길잡이 역할을 별이 해 주었듯, 오늘도 성모 마리아처럼 별이 돼 학생들을 동반하고 있는 전주해성중·고등학교 교육 영성과 방법을 알아본다.
■ 빛이 되어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이웃을 사랑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봉사하는 성실하고 실력 있는 인간을 기른다.’ 전주교구 학교법인 해성학원(이사장 김선태 요한 사도 주교)이 각각 1960년과 1962년 설립한 전주해성중학교(교장 윤병우 베드로)와 전주해성고등학교(교장 성정세 베드로)는 이 같은 교육 이념으로 운영된다.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던진 조성만 열사를 포함해 지금까지 중학교에서 2만1259명, 고등학교에서 1만8797명이 졸업해 세상 곳곳에 빛을 퍼뜨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사회에 밝은 빛을 내기 위한 전주해성중·고등학교 교육 비결은 사랑과 영성, 함께하는 행복한 삶으로 요약할 수 있다.
■ 사랑하면 알리라
전주해성중·고등학교에서는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학교에서는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이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6,16-18)라는 말씀처럼 하느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매년 여러 차례 등굣길 ‘하이파이브 데이’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교사들은 학생들을 맞으며 초콜릿을 건네고 행복한 하루를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를 건네는 등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고, 등굣길은 교사·학생들로 한참 북적인다.
고등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길을 걸으며 마음을 나누는 도보 순례, 빛 따라 축제 등으로 소통 기회를 만들고 있다. 특히 사제동행 학생 평화·통일 캠프와 5·18 민주화 운동 프로젝트, 문화 체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사제동행 호국 투어도 네 차례 계획하고 있다. 사제지간 소통뿐만 아니라, 학생 간 소통도 증진할 수 있는 장으로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신뢰 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 하느님께 향하는 영성 교육
특별히 가톨릭학교로서 전주해성중·고등학교는 더 많은 학생이 하느님께 향할 수 있도록 영성 교육에 힘쓰고 있다. 매년 예비신자를 모집하고 교리반을 운영해 11월에는 세례식을 진행한다. 바다의 별이신 주보성인 ‘성모 마리아’와 함께 매년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방문 축일’ 즈음인 5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주보 축일 미사 등을 거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살레시오회 신부·수사들과 함께 중학생 100여 명이 ‘하느님의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모둠 활동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신앙 캠프를 실시했다.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영성 고양을 위해 음악 피정 등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 3월 31일에는 1박2일 U&I캠프도 마련했다. ‘나는 착한 그리스도인입니다’를 주제로 전주 치명자산성지에서 진행한 이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고,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갖출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함께하는 행복한 삶
이 같은 전주해성중·고등학교 교육으로 학생들은 무엇보다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사는 이들로 성장하고 있다. 전주해성중·고등학교에서는 나누는 삶, 함께하는 행복을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해 ‘사랑의 다리’ 운동을 펼치고 있다. 1986년 시작된 이 운동으로 현재까지 중학교에서는 2억2720만1217원, 고등학교에서는 2억4833만4544원을 전주교구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했다. 이와 함께 중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제자 사랑 기금’으로 3000만 원가량을 모아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키워 가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있고, 고등학교에서는 학생회가 ‘아나바다 운동’과 ‘점심 한 끼 기부하기’ 활동 등으로 기금을 마련해 학교 인근에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쌀·연탄 배달 봉사 등으로 전하고 있다.
■ 지속 가능, 자유로운 삶 살도록
이러한 전주해성중·고등학교 공동체의 함께하는 행복한 삶은 인간을 비롯해 모든 생명을 포괄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지속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다양하게 자신에 맞는 진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2016년 ‘유네스코 학교’로 지정된 전주해성중학교는 실천 중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며 쓰레기 분리수거, 잔반 없는 식탁 문화, ‘명상의 숲’ 조성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생들이 자연 친화적이고 평화로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고, 국악인·약사·플로리스트 등 다방면에서 전문가를 초대해 직업 체험·진로 특강으로 학생들이 자신을 알고 꿈과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 주고 있다.
고등학교에서도 자아 탐색 캠프, 진로 진학 캠프, 고교 학점제 캠프, 1박2일 생명 과학 프로그램 등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알고 그에 맞는 길을 찾아 사회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특정 분야에 깊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다른 분야에도 소양이 넓어 새로운 관점에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섭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자 탐구 프로젝트, 창의적 읽기 융합 프로젝트, 인문학 독서 토론·글쓰기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교육에 대해 전주해성중·고등학교 종교감 양승욱(로베르토) 신부는 “양심을 따르는 삶이 스스로를 가장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 각자가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자각할 수 있도록 제가 먼저 환하게 인사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양 신부는 “신자, 예비신자 학생들과 일주일에 한 번, 교직원들과 매일 미사를 봉헌하며 해성 가족들의 참 행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신부는 “작은 선행 실천을 경험함으로써 학생들이 하느님 사랑 안에서의 참 행복을 이곳 해성에서 만나길 희망하고, 사랑과 희망이 넘치는 긍정적인 가톨릭 문화가 해성인들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