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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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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가 10월 4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한 개막미사 봉헌으로 시작됐다. 제1회기는 10월 29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196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폐막하면서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세계주교시노드를 창립한 이래 가장 중요한 회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이라는 주제에서 알 수 있듯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앞으로 가톨릭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미래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개막미사 모습과 향후 회의 진행방식 및 주요 논의사항들을 알아본다.

시노달리타스는 어렵지만 아름다운 길

10월 4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개막미사는 이전 주교시노드 광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미사에는 대의원 364명 외에 투표권이 없는 전문가 그룹 85명이 참례했다. 대의원들이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행렬을 이루고 성 베드로 대성당 외벽 쪽으로 이동할 때 주교들이 평신도들과 함께 걷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평신도 중에는 여성들도 포함됐다. 이번 주교시노드에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과 평신도들이 투표권을 갖고 참여했다. ‘함께 걷는 여정’인 시노달리타스를 핵심 주제로 다루는 이번 주교시노드의 상징적인 모습이었다.

교황은 개막미사 강론에서 주교시노드가 시작된 이유를 제일 먼저 언급하며 “서구 교회가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한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세계주교시노드를 창설했고 이후 다양한 주제로 많은 회의가 열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달리타스라는 말이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면서 “시노달리타스를 향한 여정은 쉽지 않지만 아름다운, 매우 아름다운 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회의 본질에 대해서도 시노달리타스와 연관지어 “교회는 성령에 의해 인도되고, 다양한 목소리들이 이루는 ‘하나의 조화’(a single harmony)로서 우리가 마음속에 품는 교회는 이와 같은 모습이어야 한다”면서 “교회의 조화는 성령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지 우리가 의회나 연합기구가 돼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개막미사가 열린 10월 4일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이었고 교황은 프란치스코를 자신의 교황명으로 택했다. 이 점을 의식한 듯 교황은 개막미사에 참례한 대의원들에게 “프란치스코 성인은 누구에게도 폭언이나 비난을 하지 않았고 겸손과 일치, 기도와 자비라는 복음의 무기(weapons of the Gospel)를 들었다”며 “우리도 똑같은 일을 하자”고 당부했다.

누구나 동등한 둥근 테이블에서 회의

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개막미사를 봉헌한 뒤 같은 날 오후에는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첫 실무모임(working session)이 이어졌다. 개막미사가 이전 주교시노드와 다른 모습으로 봉헌됐던 것처럼 회의 모습도 이전과는 달랐다. 대의원과 참관인으로 참석한 주교와 수도자, 평신도가 한데 섞인 12명 정도가 한 조를 이뤄 둥근 테이블에 앉아 회의를 진행했다. 주교시노드 책임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벨기에 룩셈부르크대교구장)은 “참석자들이 원형 테이블에 서로 마주 보고 앉음으로써 진실한 나눔과 충실한 식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1년부터 걷기 시작한 시노달리타스의 경험을 반영한 자리 배치는 참석자 누구도 주교시노드에서 혼자 별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는 10월 29일까지 1주일에 6일씩 전체모임과 소규모 실무모임을 번갈아 여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개막미사 다음날인 10월 5일에도 언어권별로 구성된 35개 그룹이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평균 12명 단위로 소규모 그룹 토의를 열었다. 이날 그룹 토의 참여자들은 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 제1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중 하위 주제인 ‘하나의 통합적 체험’(An Integral Experience)과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표징들’(The characteristic signs of a synodal Church)에 대해 토의했다.

주교시노드 가이드북인 「의안집」은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대한 논의를 더욱 심화하도록 초대하는 역할을 한다. 「의안집」이 담고 있는 우선적 질문은 크게 3가지로 모아진다. 3가지 질문은 주교시노드 주제를 이루는 ‘친교, 참여, 사명’과 관련된다. ▲복음에 충실한 가운데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게 모든 이를 환영하면서 어떻게 친교를 기를 것인가 ▲공동 사명의 관점에서 세례받은 모든 이의 기여를 인식하고 소중히 여기면서 공동 책임을 향한 구체적인 방법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선교적 교회 안에서 참여와 권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명확히 드러내는 통치 구조와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이다.

추상적인 이 질문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즉위 후 일관되게 추진해 온 교회개혁의 가장 중요한 도구가 시노달리타스라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주교시노드는 교황 재임 기간 중 5번째이지만 이전 주교시노드들이 ‘가정’, ‘가톨릭교회 내 청년’, ‘남미 아마존 지역 교회’ 등 세부적인 논의 주제를 다뤘던 것에 비해 교회개혁 전반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보수적인 추기경들이 “교회에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부정적 목소리를 냈다는 것은 오히려 4일 개막한 주교시노드의 중요성을 반증한다.

가톨릭교회의 미래 전반을 논의하는 이번 주교시노드의 특성상 구체적인 논의 주제를 한정해서 꼽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의안집」 내용을 토대로 중요 논의 사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교회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쇄신, 동방 교회들과의 관계를 포함한 교회일치 운동과 종교간 대화 촉진, 여성들이 세례성사로 받은 품위의 증진,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선교적 교회 안에서 주교 직무 쇄신, 선교적 전망에서 수품 직무에 대한 가치 평가, 지역 교회들의 연합체 구성 등이다.

이 가운데 세례성사 받은 여성의 품위 증진 문제 중 여성 부제 허용 여부, 수품 직무와 관련된 사제 독신제 유지 여부 등은 찬반 논쟁이 예상된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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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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